홍성필 그룹부동산단장 상무도 포함···‘비자금 조성’ 등 윗선수사 본격화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해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구현모 전 KT 대표(사장)와 남중수 전 KT 대표(사장), 박종욱 현 KT 대표이사직무대행 겸 경영기획부문장(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구 전 대표 등을 소환해 일감 몰아주기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2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오전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구 전 대표, 남 전 대표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로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엔 박종욱 사장과 홍성필 KT 그룹부동산단장 상무도 포함됐다. 그룹부동산단은 박 사장이 총괄하는 경영기획부문 산하 조직이다. (관련기사 : [단독] KT, ‘일감몰아주기’ 의혹 회사에 호텔·신사옥 물량 수의계약으로 넘겨)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 KDFS의 사무실도 함께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이 핵심 피의자인 황욱정 KDFS 대표를 구속한 지 엿새 만에 이뤄졌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KT그룹 내 ‘이권 카르텔’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단 해석이 나온다.

현재 검찰은 구 전 대표가 계열사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FM) 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KT텔레캅이 FM업체들에 대한 품질평가 기준을 매년 변경하고 KDFS에 계약 내용에 어긋나는 ‘일감 몰아주기’를 했단 혐의다. 실제 2020년 400억원 수준이던 KDFS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847억원으로 늘었다. (관련기사 : [단독] KT ‘일감몰아주기’ 본사 관여 정황···내부 문제제기 ‘묵살’도) 또 검찰은 황 대표가 구 전 대표 재임 당시 구 전 대표의 측근을 자신의 회사에 재취업시켜 챙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남 전 대표의 측근으로, 남 전 대표의 ‘옥바라지’를 한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 관련 구 전 대표와 남 전 대표 등을 언급하며 업체 선정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단 취지로 말한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사장이 “일감 몰아주기는 구 전 대표와 얘기된 것”이라며 KT텔레캅 임원을 압박했단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구 전 대표 등을 불러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황 대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허위 자문료를 지급하고 자녀들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는 등의 수법으로 KDFS의 자금 약 50억원을 횡령·배임하고, 김무련 KDFS 전무(전 KT텔레캅 상무), 홍진기 KT 경영지원실 안전보건담당 상무보, 이승환 KT 경영지원실 안전운영팀장 부장 등 3명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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