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올 9월, 유럽은 내년 7월 스텔라라 물질 특허 만료
국내 기업들 스텔라 시밀러 제품 품목 허가 신청 돌입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ST의 3파전이 예고된다. 올해 3분기부터 스텔라라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서 3사는 시밀러 제품에 대한 국내외 허가를 추진 중이다. 이들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서 스텔라라 시밀러로 시장 선점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텔라라의 물질 특허가 미국에서는 오는 9월, 유럽에서는 2024년 7월 만료된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리면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ST는 임상 3상을 끝내고 국내외 허가에 나섰다.

스텔라라는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이 개발한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다. 판상형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 규모는 177억700만달러(약 22조3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은 전체 스텔라라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한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 사이에서 미국과 유럽 시장이 격전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rnrso
국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연간 매출이 22조가 넘는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스텔라라 시밀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미국 암젠은 지난해 FDA(미국식품의약국)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 신청했다. 아일랜드 제약사 알보텍은 올 1월 FDA, 2월엔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국내에선 셀트리온이 스텔라라 시밀러 품목허가 신청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에 대한 유럽 허가 신청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달엔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마쳤다. 지난 3일엔 미국과 캐나다 허가 신청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동아ST는 이달 EMA에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올 3분기 FDA 허가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동아ST는 “현재로선 미국과 유럽 품목허가에 집중하고 있지만 국내 허가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ST에 따르면 DMB-3115는 지난 2013년부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했다.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한국과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의 허가와 판매에 관한 독점 권리를 인타스에 이전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DMB-3115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현지 파트너사가 상용화를 맡을 예정이다. 동아ST와 메이지세이카파마는 DMB-3115의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인타스와 현지 파트너사에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사 중 스텔라라 시밀러 허가 신청 속도가 가장 느리다. 지난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 임상 3상을 종료했지만, 아직 품목허가 신청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회사는 SB17의 품목허가 신청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신청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업화에 성공한 7개 바이오시밀러 중 5개 파이프라인을 미국과 유럽에 입성시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제약산업 규모가 가장 큰 미국 보험 시장에 등재되는 것이 스텔라라 시밀러 시장 안착에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의료보험시장은 공보험보다 사보험이 큰 국가다. 특히 대형 보험사가 보험에 등재될 의약품을 선정, 공급, 약가 협상권을 갖고 있다. 사실상 사보험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등재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신영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제약바이오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PBM은 미국 의료보험 시장에서 약제 평가, 제품 처방, 보험급여 환급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민간기업으로, 사보험사들이 소유하고 있다. PBM에 등재돼야 현지 공급량이 더 많아질 수 있어 제약사들은 PBM에 리베이트를 집중하는 편이다. 미국은 3대 보험사가 (CVS Health, Cigna Group, UnitedHealth Group) 사보험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제약시장 특성상 보험사의 의약품 처방집 및 PBM 등재 여부에 따라 시장성 편차가 커진다”라며 “특히 PBM에 등재돼야 지역 병의원들이 처방에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국내 3사도 현지 보험사와의 협상을 통해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게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