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총 65세대 가운데 15가구 추첨제, 전용 84㎡도 추첨제 물량으로 6가구 풀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 우려를 이유로 규제를 남겨둔 투기과열지구(강남3구·용산구)에서 올해 첫 분양 타자가 나온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라 변경된 가점·추첨제를 처음 적용 받는 사업장인 것이다. 1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일반분양 대기수요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최근 분양에 나선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오는 25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곳은 용산 국제빌딩5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단지로, 용산구 한강로2가 210-1번지 1개동에 아파트 110가구, 오피스텔 77실, 오피스 51실 규모로 공급된다.
용산구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제업무지구 재추진,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용산전자상가, 용산공원 개발, 용산역 GTX-B노선 개통 등 각종 개발 키워드를 다 갖고 있는 곳이어서 수요층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이 가운데 인기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은 단연 아파트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올해 처음으로 분양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청약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기준 전용 84~122㎡ 총 6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리는데 이 가운데 15가구는 가점이 없어도 노릴 수 있는 추첨제 물량이다. 전용 84㎡(6가구)에서 추첨제 물량이 풀리는 건 처음이다.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4㎡ 이하 아파트가 분양하면 공급물량 전부를 가점제로만 공급했다. 때문에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을 점수화 한 가점이 높지 않으면 규제지역 내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 받을 방법이 아예 없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3040세대는 지난 수년 간 서울 청약시장에서 소외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결국 청약제도를 손봤다. 전용 60㎡ 이하는 전체 일반분양의 60%, 전용 60~85㎡는 30% 물량에 추첨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젊은 세대에게도 당첨길이 열렸다. 이 물량이 전용 84㎡ 6가구를 포함한 15가구인 것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16억~25억원 수준이다. 자금일정은 계약금 10%, 중도금 50%, 잔금 40%를 적용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50%인 점을 감안하면 105타입 기준 자기자본 10억원은 최소 준비돼 있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는 실거주 의무가 3년 있고 전매도 3년 이후부터나 가능하다.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을 통해 잔금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경쟁률은 치솟으며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구 한강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용산센트럴파크 전용 102㎡가 지난 5월 30억원에 거래됐으니 분양가는 시세 대비 10억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라며 “워낙 뜨거운 지역이니 청약가점이 70점이 넘는 초 고가점자나 추첨제 물량을 노리는 젊은 부자 청약자들이 많이 몰리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