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5699만원 출시···보조금 지급 시 4000만원 후반대 예상
저렴한 가격과 단차 문제 해결 등으로 계약 급증
현대차·기아·KG모빌리티·폴스타 등 경쟁 브랜드 판매 감소할까 우려

모델Y. / 사진=테슬라코리아
모델Y. / 사진=테슬라코리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테슬라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RWD(후륜구동)’를 출시한 가운데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나와 국내외 전기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테슬라가 최근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국내에서 부진했지만, 모델Y RWD를 기점으로 다시 예전 위상을 찾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모델Y RWD를 한국에 출시했다. 출시 가격은 5699만원으로 가격부문에선 보조금 전액 지급 대상(5700만원 이하)에 해당한다.

다만 올해 정부가 보조금 지급 기준을 세분화하면서, 혁신 기술 차량 지원 보조금, 친환경차 보급 목표가 부여된 제조사 차량 보조금 등은 조건에 맞지 않아 해당 부분은 지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단체보조금 등을 고려하면 모델Y 가격은 4000만원대 후반에서 5000만원대 초반대에 실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델Y RWD는 계약을 시작하자마자 지난 주말부터 폭발적으로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계약 인증 글이 수백개 이상 올라오고 있으며, 일각에선 계약량이 수천대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테슬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델Y 계약 인증 글이 수백개 올라오고 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테슬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델Y 계약 인증 글이 수백개 올라오고 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또한 테슬라 고질병으로 꼽히는 단차 문제도, 현재 전시장에 풀린 모델에선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객들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앞서 테슬라는 국내에서 다른 완성차 기업 보다 빠르게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 바 있다. 특히 500km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와 첨단자율주행시스템 ‘오토파일럿’을 중심으로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차량 가격을 수차례 인상하면서 일부 모델의 경우 1년여만에 가격이 2000만원 가까이 오르면서 고객 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기아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내놓으면서 경쟁모델 증가로 판매 감소세가 이어졌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상반기 테슬라코리아 판매는 1만1629대였으나, 2022년엔 6746대, 올해엔 3732대 등으로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 현대차·기아, KG모빌리티, 폴스타 등 테슬라 부활할까 촉각

이번 모델Y RWD가 출시 시작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자, 경쟁 브랜드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현대차·기아의 경우 아이오닉5, EV6 등이 경쟁차종인데 최근 두 모델 판매량이 예전만 못한데다 모델Y 신형 출시로 판매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아이오닉5 내수 판매는 9504대로 전년대비 37.1% 감소했으며, EV6는 1만927대로 전년대비 10.1% 감소했다. 아이오닉5의 경우 올해 부진으로 인해 이달 최대 400만원 할인(2022년 12월 생산분)을 하기로 했다.

KG모빌리티의 경우 올 11월 토레스 전기차 ‘토레스 EVX’를 출시할 계획인데, 모델Y에 밀려 자칫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두 차량을 비교하면 몸집은 모델Y가 더 크고, 가격대는 토레스가 저렴해 서로 장단이 있으나, 테슬라와 KG모빌리티 전기차 기술력 등을 감안하면 모델Y 우위가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폴스타의 폴스타2와 폴크스바겐 ID.4가 가격대는 비슷하나 차체는 오히려 한 단계 작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모델Y RWD 가격을 책정하면서 5000만원대 전기차 브랜드들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만 모델Y RWD 국내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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