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버넥트·에이엘티·파로스아이바이오·유안타14호스팩 동시 공모청약
공모주 투자자 집중투자 대상 고민···산업은행은 주요주주로 주식매도 ‘가능성’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지난달 신규 상장 종목의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후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급속히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에이엘티, 유안타14호스팩 등 무려 4건의 공모청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4건의 IPO 가운데 한 곳에 본인의 자금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4건의 IPO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기에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에이엘티에 모두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산업은행의 행보는 최대 변수다.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여부가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 7월 공모주 슈퍼위크 개막···사실상 '4지 선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에이엘티, 유안타14호스팩 등 4건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이 동시에 진행된다.
버넥트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을 아우르는 산업용 XR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서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지난 10일~11일 실시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총 1930개사가 참여해 1824.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1500~1만3600원)를 초과한 1만6000원에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307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739억원이고 2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상장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에이엘티는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으로 지난 2021년 10월 코스닥 상장 철회 이후 두 번째 도전 만에 코스닥에 입성하게 됐다.
에이엘티 역시 지난 11~12일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835.7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6700~2만500원)를 초과한 2만5000원에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225억원이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2122억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27일이고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지난 10~11일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303.31대 1에 그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4000~1만8000원) 하단인 1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예정금액은 196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809억원이고 상장일은 27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의 스팩인 유안타14호스팩도 같은 기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지난 수요예측에서 1248.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공모가는 2000원이며 공모금액은 80억원이다. 27일 상장 예정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증시에 상장한 종목들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기존 63%~260%에서 60%~400%로 확대된 이후 공모주 시장에서는 ‘돈넣고 돈먹기’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슈퍼위크에서도 투자자들은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자금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 뚜렷한 장단점···산업은행이 변수?
공모청약에 나선 4곳 모두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버넥트는 기술특례로 상장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고 지난해 한화가 100억원을 전략적투자자로서 투자하면서 상장 전 지분 10.08%(상장 후 8.25%)를 보유할 정도로 미래가 전도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흑자전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버넥트는 지난해 매출 51억원에 영업손실 192억원, 당기순손실 85억원을 냈는데 올해도 흑자전환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태진 버넥트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에이엘티는 지난해 매출 444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낸 흑자기업이다. 하지만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45.7%에 달해 상장 첫날 대규모 매물 출현으로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바이오기업으로서 기술특례로 상장한다. 하지만 3억원 매출 대비 106억원이라는 큰 영업손실과 바이오업종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시장의 시선은 부담이다.
다만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자발적으로 파로스아이바이오 상장 후 6개월간 공모가의 90% 가격에 되사주겠다는 환매청구권을 제시한 상태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전 상장전환우선주(RCPS) 투자를 통해 36만3060주를 미리 확보했고 상장일로부터 1개월간 의무보유가 설정되었기에 상장 후 주가를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존재한다.
유안타14호스팩 역시 최근 상장한 스팩이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달 상장한 DB금융투자 스팩 11호와 교보14호스팩은 각각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21.8%, 240.5% 상승했다. 특히 스팩의 경우 균등배정 물량이 없어 큰 손들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되기 쉽다.
버넥트, 에이엘티,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경우 산업은행이 모두 주요 주주다. 산업은행의 주식 매각 여부가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버넥트 주식 74만5940주(상장 후 지분율 6.8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33만3970주(3.07%)는 상장일부터 매도 가능하다.
산업은행은 2020년 7월 에이엘티 전환사채(CB) 40억원을 인수했다. 전환단가는 공모가에 크게 못 미치는 8500원이라 상장 즉시 주식 전환이 예상된다. 주식 전환시 총 47만588주로 전환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산업은행 등 6인이 181만8864주(공모후 지분율 14.08%)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 직후 68만4432주(5.30%)에 대해서는 즉시 매도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