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RO Fn조선해운, 한 달 수익률 20.23%로 1위
역대급 수주 잔고에 조단위 수주 소식 연이어
“ETF별 특성 감안해야···호재 선반영” 시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조선업종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수주 모멘텀과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대감에 조선주들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선업종 ETF마다 포트폴리오가 다르다는 점에서 전략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조선해운’은 최근 한 달 동안 20.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739개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 기간 코스피가 0.18% 상승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상승폭이다.
이 ETF는 조선과 해상운수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선박 제작용 기계나 선박, 관련 기자재 등을 생산하거나 해상 운송 용역을 제공하는 회사로 이뤄진 ‘FnGuide 조선해운지수’를 추종한다. 지난 14일 기준 편입 종목에는 삼성중공업(비중 16.05%), HD한국조선해양(15.45%), 현대미포조선(13.51%) 등이 포함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 역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 ETF는 친환경 선박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해 시장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으로, 최근 한 달 동안 17.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ETF에서 상위 세 번째에 해당하는 성과다.
조선업종 관련 ETF가 이처럼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는 배경에는 업황 호조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선박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선주들의 대규모 발주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1분기 말 수주 잔고만 120조원이며 최근까지 조(兆) 단위의 수주를 연이어 공시하고 있다.
이에 실적 역시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 1분기 19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기나긴 적자 터널을 벗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각각 2분기, 3분기에는 영업손실에서 벗어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역시 거센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화오션의 경우 최근 한 달 동안 68.5%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상승률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3.8%, 26.8% 올랐다.
다만 ETF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점에서 전략별로 종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ETF의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조선업 관련 ETF인 ‘TIGER 200 중공업’은 조선주 외 기타 중공업주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 ETF의 비중 상위 5개 종목을 살펴보면 조선주인 HD한국조선해양(17.6%), 삼성중공업(15.94%)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15.62%), 두산밥캣(8%), 현대로템(7.39%) 등이 포진해 있다. 중공업종의 고른 상승세가 나올 경우 유리하지만 최근 한 달과 같이 조선주 랠리가 나왔을 땐 수익률 격차가 발생한다. 실제 이 ETF의 수익률은 11.96%로 조선주에 무게 중심을 둔 ETF보다 낮았다.
여기에 주가가 그동안 호재를 반영하며 상승했다는 부분도 리스크로 평가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과거 전성기 때의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증시 주도 테마가 2차전지와 반도체 등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고 수주 호조와 턴어라운드는 시장에 알려지며 주가에 반영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