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매 부진에 ‘14억 인구’ 인도 시장 대안으로 급부상
현대차, GM 공장 인수 등으로 생산 능력 100만대까지 확대
크레타, 쏘넷, 엑스터 등 현지 전략 차종 확대···크레타EV 등 전기차도 출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로 ‘인도’를 점찍었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등극한데 이어 자동차 시장 규모도 세계 3위권 수준으로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전략 차종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차 인도 판매량은 14만9000대로 전년대비 11.2%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기아 인도 판매량은 7만5000대로 전년대비 24.4% 증가했다.
1분기 인도 판매량은 현대차의 경우 미국, 한국, 유럽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기아도 같은 순위다.
현대차·기아가 인도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중국 부진 이유가 크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지난 2016년만 해도 중국에서 약 180만대를 판매했는데, 사드 사태 이후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해엔 약 34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6년엔 약 1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판매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엔 반대로 1조5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나 정상화까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12만3259대로 전년대비 13% 늘어났지만, 사드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4분의 1 수준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중국을 뛰어넘는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시장으로 자동차 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 규모도 476만대 수준으로 일본(420만대)을 제치고 중국(2680만대), 미국(1370만대)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경우 신흥국 공략의 핵심 지역으로 예전부터 공을 들여왔던 곳”이라며 “최근 중국에서의 부진과 인도 시장 성장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현지 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첸나이 공장 생산능력은 기존 77만대에서 82만대까지 늘어난다. 또한 GM 인도 공장을 인수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00만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지 전략 차종도 늘린다.
당초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i10, 상트로와 같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하다가 지난 2015년 크레타를 내놓으며 SU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했다. 단순 판매량 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이후 이달에는 현지 맞춤형 SUV ‘엑스터’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의 경우 지난 2019년 인도 공장 준공 이후 4년만인 지난 13일 누적 생산 100만대를 달성했다. 기아 인도 공장은 연간 35만대 생산이 가능하며, 셀토스, 쏘넷, 카렌스, 카니발 등을 생산해 판매 중이다. 기아는 인도공장에서 3교대 생산 체제로 전환하며 판매 확대를 이끌었고, 올 하반기엔 셀토스와 쏘넷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현지 점유율은 약 22% 수준으로 일본 스즈키와 인도 국영기업 마루티 합작사인 ‘마루티 스즈키(점유율 4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추후 현지 점유율을 기존 15%에서 20% 수준으로, 기아는 기존 7%대에서 10% 수준까지 높일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현대차그룹 점유율은 30% 까지 오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약 4만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0만대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크레타 EV 등을 내놓으며 소형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후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인도에서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 조사기관 Netscribes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전기차 시장은 49만7000대(이륜차 포함) 수준에서, 연평균 66.19% 성장하며 오는 2027년엔 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