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선 최고경쟁률 기록···국가대표급 재건축 압구정에서도 신고가 이어져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청약시장에서는 올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국가대표급 재건축으로 지역에서는 연일 신고가 매매거래가 터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있는 가운데 서울만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서 훈풍인지 과열인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하이루체에는 88가구 모집에 총 2만1322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경쟁률 242.29대 1의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분양한 사업장 가운데 전국 최고 경쟁률이다. 같은 시기 분양 진행한 강동구의 한 나홀로 단지마저 30대 1을 넘는 경쟁률 보였다. 둔촌 현대수린나는 18가구 모집에 665명의 청약자를 내며 1순위 평균 36.94대 1의 경쟁률 기록을 낸 것이다.

구축 시장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인 강남구 압구정3구역은 서울시의 설계공모사 고발 등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거래가 성사됐다. 하루 전인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임의경매 진행에서 압구정 현대 4차 56동 전용면적 118㎡(3층) 매물이 55억2799만원을 써낸 매수인이 낙찰받았다. 이는 2021년 4월 41억7500만원에 거래된 직전 거래가 대비 13억5000만원 이상 높은 값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경매로 낙찰받아 자금조달계획서 의무도 없고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프리미엄 값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현대8차 전용 163㎡는 지난달 23일 49억5000만원 신고가에 손바뀜됐다. 1층이지만 지난 3월 실거래가 41억5000만원 대비 8억원 높은 가격이다. 한양4차 208㎡도 지난달 27일 역대 가장 높은 64억원에 팔렸다.

물론 압구정은 35층 층수 규제 폐지가 발표되고 서울시가 이달 중순 압구정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청사진을 공개하는 등 호재가 잇따라 발표된 영향도 크다. 화려한 스카이라인 사이로 압구정과 성수를 잇는 보행교가 세워지고,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아파트 단지와 한강변 위로 덮개공원이 들어선다. 그러나 평균 50억원대의 덩치 큰 매물 손바뀜이 잦아졌다는 점에서 시장은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올 초만 하더라도 냉랭했던 부동산 시장에 청약률은 200대 1을 넘고 40억~50억원대 고가 주택의 손바뀜이 늘어나면서 서울 시장은 온기를 넘어 다시 과열 조짐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다시 매수자가 유입되는 이유로 지난해 말 이후 정부가 꺼낸 규제 완화 영향을 꼽는다. 15억원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풀렸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최고세율 75%)가 내년 5월까지 유예된 것이 강남 주택시장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청약과 한강변 재건축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집값 격차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저가매물로 유입되며 격차를 메운다”며 “하반기에도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며 집값도 오르막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