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제지, 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책 내놓자 급등
소액주주 목소리 낸 이후 주주가치 제고책 내는 사례 많아져 눈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행동에 나서는 소액주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요구에 호응하는 상장사들이 다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주주친화 정책이 나올 경우 주가도 반응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원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산업용 제지 전문업체 아세아제지는 전날 대비 9.09% 급등한 3만84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17.76% 상승한 4만14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일부 차익실현 물량이 나와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올 들어 가장 강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세아제지의 이 같은 강세는 전날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세아제지는 전날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배당확대와 자사주 취득, 자사주 소각, 기업설명회(IR) 활동 등을 담은 주주환원책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소액주주들의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책 요구에 반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 같은 수준의 주주가치 제고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큰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일회적인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이 아니라 자사주 소각과 주식분할,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한 IR(기업설명) 자료 게시 등 주주친화적인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세아제지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행동 이후 주주가치 제고책을 꺼내든 사례가 최근 다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게임 제작사 컴투스는 지난 10일 보통주 1주당 130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컴투스가 연말 배당이 아닌 분기 배당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지난 5월 컴투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자사주 일부 소각 등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컴투스 역시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컴투스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모임을 구성해 4%가량 지분을 확보하고 지난 4월 사측에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주주행동에 나선 바 있다. 컴투스의 이번 특별배당도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시기 주가가 급등했던 분자진단 업체 씨젠도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 이후 주주가치 제고책을 내놨다. 씨젠 소액주주들은 최근 씨젠 본사 인근에서 주가 하락을 방치하지 말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후인 이날 씨젠은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상장사의 행동을 연이어 이끌어 내면서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주행동주의를 살펴보면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소액주주들끼리 뭉쳐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다만 실질적인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기대를 넘어서는 주주제고책이 필요한데 이를 이끌어 내려는 주주들의 행동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