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전업카드사 이자비용 9078억원···전년比 70.4%↑
차입금 증가 영향···1년 새 28.9% 늘어
여전채 금리 다시 상승세···“차환 과정서 이자비용 증가 불가피”

카드업계 이자비용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드업계 이자비용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함에 따라 이자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이자비용은 9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329억원) 대비 70.4%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비씨카드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비씨카드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1분기 3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4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자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카드로 지난해 1분기 1316억원에서 56.4% 늘어난 205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카드 1528억원 ▲롯데카드 1302억원 ▲현대카드 1293억원 ▲삼성카드 1210억원 ▲우리카드 786억원 ▲하나카드 766억원 순으로 이자비용이 컸다.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 배경에는 지난해 여전채 금리 급등과 함께 차입부채가 증가한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6.088%까지 치솟으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자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외부 자금 차입을 크게 늘렸다.

실제로 올해 1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차입부채는 총 124조21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조1430억원)보다 11.8% 증가했다. 이 중 차입금은 지난해 1분기 32조224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1조5521억원으로 28.9% 증가했으며, 회사채는 같은 기간 78조8190억원에서 82조6638억원으로 4.7% 늘었다.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차입부채 증가세를 견인한 셈이다.

문제는 올해 들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던 여전채 금리가 최근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6%대까지 치솟았던 여전채 금리는 올해 3월 중 3%대에 접어들었지만 5월 말부터 조금씩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며 7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이자비용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377%로 집계됐다. 지난 10일에는 4.468%까지 오르며 4.5%에 다다르기도 했다. 6월 말 해당 금리가 4.306%였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남짓 만에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여전채 금리가 지금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카드사들은 악화된 건전성 지표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조달금리 인상으로 대출 상품의 금리가 높아지면 상환 능력이 떨어진 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 채권이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부실 채권만큼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데 이는 재무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순익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여전채 발행금리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4%대로 높은 수준”이라며 “여전채 금리가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차환 과정에서 이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이 운영하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성 상품 금리도 함께 올라가는데 이에 따른 대손 부담이 증가하는 점도 수익성 측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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