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내 ‘연평균성장률·영업이익률 7% 이상 유지
3대 성장동력 비중 50% 이상으로
R&D·설비·전략투자 등에 50조 이상 투입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LG전자가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단 비전을 발표했다. 회사는 구독, 솔루션 등 비하드웨어(Non-HW) 사업과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기간 연구개발(R&D)과 설비에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LG전자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성장 3대 축으로 ▲비하드웨어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내세웠다.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 축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울러 연구개발(R&D) 25조원 이상, 설비 17조원 이상, 전략에 7조원 등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앞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런 목표를 향해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 달성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또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의 매출액 규모를 2030년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LG전자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LG전자

◇ HW 중심에서 비HW 중심으로 전환···2030년까지 전장매출 20조로 확대

LG전자는 판매 시점에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던 제품(HW) 중심 사업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 비하드웨어 사업을 더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로 혁신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 고객이 사용 중인 LG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관계 중심 사업모델을 만드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TV 사업은 OLED, QNED 등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양적 성장 측면에서 외부 TV 브랜드에 웹OS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디지털 사이니지 등 타 제품군으로도 웹OS 적용을 확대한다.

생활가전도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구매 후에도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가전을 더 진화시켜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제공키고 했다. 기존 제품 경쟁력에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한다.

최근 5년간 서비스 매출의 연평균성장률(CAGR)이 30%를 넘어선 가전 렌탈·케어십 또한 제품의 유지·관리나 세척뿐 아니라 집 안 공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며 사업을 확대한다.

전장, 공조, 빌트인, 사이니지 등 B2B 사업도 가속화한다. 전장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10 전장업체로 진화할 계획이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회사는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는 올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차량이 온전하게 나만의 휴식을 즐기는 편안한 공간이 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며 “인포테인먼트 영역은 LG전자가 보유한 B2C 사업에서의 경험,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 가전과 통신, 디스플레이 등에서의 차별화된 역량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 또한 2030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단 목표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다.

빌트인 가전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톱 5 브랜드로 육성한다.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

왼쪽부터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부사장 순 / 사진 = 김용수 기자
왼쪽부터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부사장 순 / 사진 = 김용수 기자

◇ EV충전사업, 솔루션 제공 목표···메타버스 사업은 주요기업과 협력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EV) 충전, 메타버스 등 신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가 중심이 돼 투자를 이어간다. 북미이노베이션센터 투자 규모도 확대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지난해말부터 미 원격의료기업 암웰과 함께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EV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이 목표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EV 충전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30%씩 성장해 현재의 8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메가트렌드 중 하나”라며 “최근 M&A를 통해 충전기의 개발과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초기 EV 충전기 사업으로 진입하고 중장기로는 차별화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EV 충전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는 배터리 진단 영역, LG이노텍과는 파워 모듈 부품 영역에서 역량을 결집해 나가고,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며 “LG전자는 제조 역량, 글로벌 서비스망, B2B 사업을 통해 확보된 버티컬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한 차별화된 역량을 통해 EV 충전 사업을 조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영역에선 폭넓은 협업관계를 구축한다. 혼합현실(MR) 기기는 글로벌 유력 플랫폼사와 공동 개발을 이어간다. 증강현실(AR) 기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R글래스 고도화 및 콘텐츠 제작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3B(Build, Borrow, Buy) 전략 기반, 합작법인(JV)이나 인수합병(M&A)과 같은 인오가닉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메타버스의 성공 요소로 플랫폼, 콘텐츠, 디바이스를 보고 있는데, 이같은 3가지 영역을 고루 갖춘 챔피언은 없다고 본다”며 “그런 측면에서 글로벌 파트너들과 역량을 교환하거나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대표는 회사의 B2B 사업의 한 축인 전장사업부문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검토한 바 없다. VS본부는 빠르게 성장시켜야 할 영역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LG전자 내에서 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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