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4시간 부분 파업 진행
올해 임단협 과정서도 파업 가능성 높아져···노사 의견 대립 팽팽
파업 실현 시 하반기에만 수천억원 손실 발생 우려

올해 완성차 5개사 노조가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현대차 노조가 1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가운데 올 하반기 임단협 과정서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5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가 이날 파업에 돌입하면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하 임단협) 과정에서도 투쟁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가 임단협 진행 중 파업을 벌일 경우 하반기 현대차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금속노조는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주야 최소 2시간 파업 지침을 내렸으며, 수도권과 울산, 광주, 전남, 대구, 대전, 부산 등 12개 지역에서 총파업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함께 살자는 요구는 짓밟혔고, 노동자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는데 더 가난하게 살라고 한다”며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는 정부를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금속노조 총파업에 따라 현대차 노조도 이날 오전, 오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하기로 하자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전날 “자동차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명분 없는 불법정치파업에 대해 금속노조 및 현대차 노조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현대차 노조의 불법정치파업 참여는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을 이어가고 29년만의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 등 미래차 투자를 확대하며 세계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이번 파업은 4시간 부분 파업에 그쳐 현대차가 입게 될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올 하반기 진행되는 임단협 과정서도 파업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상당의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년 연장과 직원 할인 확대 등도 요구하면서 사측과 의견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립이 첨예한 부분은 정년 연장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 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5차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정년 연장 요구에 대해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분명히 힜으며, 이에 노조 측이 교섭 도중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올해만 요구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공감대가 형성될 시기며 이제는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측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인력 조정을 이유로, MZ세대는 기성 노조 입장만 담겼다는 이유로 반발이 클 전망이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일각에선 현대차 노조가 이번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것이 사측을 압박해 교섭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노조가 이번 총파업 동참에 이어 올 하반기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차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 자체적으로 1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6조7000억원, 연간으로는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현대차 노사는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며, 파업에 따른 영향이 없었지만 올해 파업이 진행될 경우 수천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7년~2018년 현대차 연간 파업 일수는 14일이며, 이로 인한 연간 생산 차질 대수는 4만8911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현대차 국내공장 대당 추정 공헌이익(785만원)을 대입하면, 지난 3년간 평균 손실은 6342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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