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대출 전문 온투업체 ‘캠퍼스펀드’ 신규 대출 중단 결정
그래프펀딩·비드펀딩 이어 세 번째 영업 중단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타’···“투자 위축으로 대출 취급 어려워”

온투업계 상품유형별 대출잔액/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온투업계 상품유형별 대출잔액 비중/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내 줄폐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업체들이 영업을 종료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업황 악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퍼스펀드는 지난 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신규 대출 중단 내용을 공지했다. 캠퍼스펀드는 “최고금리 인하 등의 규제 영향으로 인해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캠퍼스펀드에 따르면 모든 채권의 도래하는 만기 중 마지막 날인 11월 말일까지 추심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그 이후 남은 연체채권은 추가적인 추심,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여력이 되는대로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캠퍼스펀드는 대학생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투업체다. 자금이 필요한 대학생과 일반 투자자를 P2P(개인 간 거래) 방식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돈이 필요하지만 신용도가 낮아 대부업체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던 학생의 수요를 겨냥한 펀딩 서비스였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원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20%) 규제로 금리를 더 높일 수 없게 되자 대학생 신용대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비드펀딩이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비드펀딩 측은 “급변하는 세계 및 국내의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현황 등으로 6월 30일 영업을 종료하고자 한다”며 “지난 19일 모든 상품 상환이 완료돼 별도 청산 업무 없이 영업을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비드펀딩은 지난 2021년 1월 공공기관 채권담보대출 관리 시스템 특허를 등록한 뒤 같은 해 8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온투업 라이선스를 받았다. 공급한 대출의 대부분이 공공기관 발주 사업을 계약한 건설업체의 매출채권 담보대출이었던 만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타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프펀딩도 지난해 12월 폐업 절차를 밟았다. 부동산담보 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했던 만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신규 투자자 모집 및 신규 대출 상품 개시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온투업계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이 심한 이유는 대출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까닭이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0개 온투업체의 대출잔액은 총 1조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절반 이상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련 대출의 신규 취급 및 상환이 더뎌지면서 연체율도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50개 온투업체의 평균 연체율은 8.2%로 지난해 말부터 증가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또한 이들 온투업체 중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곳은 12곳에 달한다. 4곳 중 1곳꼴로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악화되면서 온투업 전반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로 투자 수요가 위축되다 보니 대출 사업에 활용할 자금이 부족해지면서 폐업을 결정하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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