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붕괴사고 여파로 ‘자이’ 신뢰도 하락
노량진1구역 시공사 선정 앞두고 악재 만나
“수주 경쟁력 악화로 수주전 고전 불가피”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GS건설이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던 ‘노량진1구역’ 수주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여파로 기업 이미지는 물론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면서다. 당초 삼성물산과의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됐지만 수주 경쟁력 악화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을 수주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조합이 설립된 2017년부터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이곳에 집중하기 위해 오랜 기간 눈독을 들였던 노량진3구역 수주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최근엔 무리하게 홍보에 열을 올리다 조합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개별 방문이나 개별 연락을 취하는 등 홍보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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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노량진1구역이 ‘사업성’과 ‘상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사업지이기 때문이다. 노량진1구역은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다. 노량진뉴타운 중심부에 위치한 데다 8개 구역 중 규모가 가장 커 일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최고 33층, 28개 동, 2992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달해 사업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량진1구역은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사업장이기도 하다. GS건설은 올해 ▲상계주공5단지 ▲안산선부연립1구역 ▲청량리6구역 등 3개 사업장을 수주해 1조1156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 3조2000억원과 비교해 2조원 가량 적은 수준이다. 도시정비사업 순위도 삼성물산(1조1463)억원에 밀려 4위에 머물렀다. 노량진1구역을 수주할 경우 선두권으로 올라가게 된다. GS건설은 앞서 노량진6구역을 수주했지만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이번에 단독 수주를 노리고 있다.

GS건설의 수주전 상대는 삼성물산이 될 전망이다. 당초 관심을 나타냈던 현대건설이 발을 빼면서 수주전은 2파전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노량진1구역을 수주하면 노량진뉴타운 첫 입성인 만큼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업계에선 GS건설의 ‘자이’와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국대 대표 아파트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승부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조합은 이달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 건설이 5일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다.
 GS건설은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사진)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GS건설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하고 부실 콘크리트도 사용한 것이 드러나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사고 수습을 위해 전면 재시공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이’의 위상도 추락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아파트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지난 3월까지 2위를 유지한 자이는 사고 발생 후 지난달 조사에서 순위가 7위까지 밀렸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사고로 단지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GS건설의 신용등급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직접적 비용 부담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 시공역량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신규 수주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사업기반 전반의 중대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GS건설이 이번 사고 여파로 노량진1구역은 물론 다른 수주전에서 고전할 것으로 봤다. GS건설은 올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한남뉴타운 한남4구역(2167가구)과 미아2구역(3542가구)에도 관심을 나타내 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타격감이 더욱 큰 모양새다”며 “조합원 입장에선 대형 사고를 낸 건설사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는 만큼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GS건설 공사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는 중이고 결과가 발표되면 2차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수주전을 앞둔 GS건설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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