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물 전용 2호기 도입···부가 사업 확대로 코로나19 및 노재팬 등 변수에 유연한 대처 가능해
아직 매출은 낮아 유의미한 결과 도출까진 시간 걸릴듯···1분기 화물·호텔 합산 매출 전체 매출의 2%대 그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제주항공이 호텔사업에 이어 화물사업에 투자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단거리 노선만 운항하는 제주항공 특성상 운항 노선이 한정적일 수 있는데, 다양한 사업 모델로 수익 창구를 늘려나가고 있다. 다만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대비 낮은 화물 운임에도 선제적으로 화물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엔 두 번째 화물 전용기 도입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6월 화물 전용기 1대를 들여온 이후 화물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직거래가 줄어들고 전자상거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항공 화물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돼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상거래 제품 외엔 이차전지나 반도체,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도 연계해 화물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며 “이러한 품목들은 운송을 위해 허가가 필요한데, 허가권을 보유한 항공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우선 진입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화물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함이다. B737 단일기종을 통해 단거리 위주로 여객 사업을 하는 제주항공은 다른 항공사와 달리,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계획하기 어렵다. 단거리 노선 수익이 감소하거나, 과거 ‘노재팬’ 같은 움직임이 반복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항공의 사업다각화는 비단 화물사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앞서 2018년엔 호텔사업을 개시했다. 외국인이 많은 홍대입구역 근처에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를 열며 수익 다각화를 시도했다.
호텔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 28억2600만원, 영업이익 1억7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진 코로나19로 적자가 이어졌지만, 엔데믹 흐름에 따라 관광객이 늘어나며 호텔사업도 회복하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호텔 객실 가동률은 80% 중반대, 2분기 호텔 객실 가동률은 90% 초반대에 이른다.
다만 이러한 부가 사업들이 유의미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물사업의 경우 항공기가 부족하고, 화물 운임도 낮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때 대형항공사(FSC)가 화물수익으로 선방했지만, 지금은 운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됐다.
올해 1분기 제주항공의 화물기 매출액은 약 83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전체 매출 4248만6700만원의 1.97% 비중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여객수입은 4033억3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94.93% 비중을 차지했다.
흑자를 낸 호텔사업도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낮긴 마찬가지다. 1분기 호텔사업의 매출은 27억6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0.65%밖에 안 된다. 아직 호텔사업 확장 계획이 없고, 항공기 보유 대수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호텔 부문에서 눈에 띄는 매출 증대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미 가동률도 90%대에 이른다.
제주항공의 사업 다각화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기간 내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현재 B737 37대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5대에 비하면 보유 항공기 수가 8대나 줄었다. 제주항공은 올해 B737-800의 차세대 모델인 B737-8 2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