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 보유···10~11일 수요예측 진행
루닛 주가 고공행진에 흥행 기대↑···VC·산업銀·한투證은 차익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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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수요예측 및 공모청약 일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 들어 루닛 등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기에 파로스아이바이오 역시 흥행 기대가 높다. 반면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신테카바이오처럼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상장 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 파로스아이바이오 길은 루닛 or 신테카바이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달 10일부터 11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공모가범위는 1만4000~1만8000원이고 공모주식수는 140만주로 전량 신주발행한다. 희망공모가범위 기준 공모금액은 196억~252억원이고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809억~2325억원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주요 개발 신약은 종양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 유발 유전자인 KRAS에 대한 저해제 PHI-201와 급성골수성백혈병·난소암 치료제 PHI-101 등이다. PHI-201의 경우 지난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올해 들어 루닛 등 의료 AI 관련주들이 급등하면서 파로스아이바이오에 대한 흥행 기대도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말 2만9800원이었던 루닛 주가는 전날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뷰노와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등 다른 의료 AI 기업들의 주가도 루닛처럼 올해 초 대비 급등한 상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적자기업이지만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다.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심사를 통해 상장시켜주는 제도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3억원, 영업손실 106억원을 냈다. 2021년에는 매출 5700만원에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101의 기술이전을 통해 2025년부터 흑자전환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9년 설립된 AI신약 개발사인 신테카바이오를 예로 들어 파로스아이바이오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테카바이오는 2009년 설립돼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AI 신약개발회사다. 하지만 2019년 코스닥 상장 이후 상장 후 3년간 AI 신약 개발 플랫폼에서 별다른 매출이 없었고 영업손실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의 연간 영업손실은 2019년 52억원, 2020년 71억원, 2021년 89억, 2022년은 117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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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투證 등 재무적투자자 투자 회수 기대

적자 지속 우려와 함께 파로스아이바이오 IPO 흥행에 발목을 잡는 요인은 비교적 높은 유통주식 물량이다.

상장예정주식 수 1291만8962주 중 약 33.80%에 해당하는 436만6622주는 상장 직후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다. 상장 1개월 후부터는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 33.2%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되면서 장중 매각이 가능해진다. 유통가능 물량이 상장 한 달 만에 상장주식 수의 약 68%로 치솟는 셈이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 등 주요주주는 자발적으로 주식의무보유기간을 3년으로 설정했다. 기술특례 상장의 경우 최대주주 의무보유기한은 원래 1년이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역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내걸었다. 환매청구권은 상장 이후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에 공모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요건)이나 성장성 추천 특례상장과 달리 기술특례 상장은 환매청구권이 의무가 아닌데 흥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재무적투자자들의 투자 회수 역시 원활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벤처캐피탈(VC)과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설정한 투자조합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상태다.

컴퍼니케이 고성장펀드 등 19인은 피로스아이바이오 441만3319주(공모후 지분율 34.16%)를 보유하게 되는데 161만7376주(12.52%)는 상장 직후 매각할 수 있다. 한국산업은행 등 6인 역시 181만8864주(공모후 지분율 14.08%)를 보유하고 있는데 상장 직후 68만4432주(5.30%)에 대해서 즉시 매도 가능하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5월 상장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24억원을 투자했고 2022년 6월 17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36만3060주를 확보했고 투자단가는 주당 6656원이다.

한국투자증권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도 5개 투자조합을 결성해 112만7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합한 이해관계인 보유주식 148만3830주 가운데 절반인 74만1915주는 상장 즉시 매도가 가능하고 나머지 절반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6조제1항제7호에 의거 1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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