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기준 ETN 수익률 상위권 대거 포진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50% 가까운 수익률 나와
기상이변 영향 분석···중장기적 상승은 제한적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에서 천연가스와 콩 관련 상품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전망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올해 여름 기상 이변 가능성이 대두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장기적인 가격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 상승률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지난 5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49.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356개 ETN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6%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가 2.3%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다른 상품들 역시 성적이 좋았다. 비슷한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도 각각 47.59%, 46.98% 수익률을 냈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일반 천연가스 선물 ETN의 성과도 좋았는데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의 경우 수익률이 23.79%였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하락 쪽에 무게가 더 실렸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수요 감소 전망이 우세했던 까닭이었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의 선물 가격은 올해 초 100만 BTU(열량단위)당 4.393달러에서 4월 중 1.944달러까지 하락했었다. 그러다 최근 2.6달러선까지 회복한 것이다.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콩(Soybeans)에 투자하는 ETN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콩 선물 가격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은 최근 한 달 동안 35.16%를 기록했다. 이는 ETN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신한 콩 선물 ETN(H)’도 18.15%로 수익률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콩 선물 가격 역시 하락세를 벗어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콩 선물 가격은 한 달 전 부셸당 1258.75센트였지만 지난 5일(현지 시간) 1547.25센트로 22.9% 상승했다. 콩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14.6% 하락한 상태였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끈 배경 중 하나로 기상 이변이 꼽히고 있다. 올해 여름 엘니뇨(적도부근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보다 올라가는 현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세계기상기구(WMO)는 7~9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90%로 예측하기도 했다. 여름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냉방 확대로 천연가스 수요가 높아지고, 콩을 비롯한 농산물의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한편에선 중장기적으로는 중립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해 눈길을 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엘니뇨가 냉방 수요를 높이는 것은 맞지만, 반대로 올해 겨울 난방 수요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천연가스 가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요소는 아니다”며 “농산물 역시 개별 상품마다 작황이 다를 수 있고 수확 시기에 따른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