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유방암 뇌 전이 비율 높아···높은 BBB 투과도로 동시치료
"저분자 약물 치료제···ADC치료제와 병용 요법도 가능할 전망"

./자료=보로노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보로노이가 높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BBB) 투과도와 표적 선택성을 지닌 폐암·유방암 등의 치료제를 개발한다. 폐암의 경우 뇌로 전이되는 비율이 높은데, 뇌 전이 암까지 동시 치료하겠다는 목표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가 HER2양성 고형암 표적치료제로 개발 중인 ‘VRN10’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비임상 과제로 선정됐다.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 선정에 따라 보로노이는 VRN10의 비임상연구를 위한 연구개발비를 2년 간 지원받을 예정이다.

보로노이의 VRN10은 유방암 등 각종 고형암의 원인인 HER2 양성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하위 신호를 강하게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Targeted Therapy)다. 보로노이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550여 개의 인산화효소(Kinase·키나아제)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키나아제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그 기능을 조절하여 병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키나아제는 세포 안팎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키나아제의 신호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때, 질병이 발생한다. 보로노이는 키나아제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긴 종양에 효과적인 정밀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 키나아제에 결합해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내는 원리다.

특히 보로노이의 키나아제 정밀표적치료제는 표적 선택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적응증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VRN07(적응증 비소세포폐암) ▲VRN06(폐암, 갑상선 수질암) ▲VRN02(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질환) ▲VRN08(유방암, 기타 고형암) ▲ VRN01(교모세포종, 췌장암) ▲VRN10(유방암)등이다. 

높은 BBB 투과도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뇌전이 발생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약물 치료 대상 전이암 환자에서의 뇌전이 비율은 30~50%에 이른다. 이에 따라 기존 약물보다 뇌투과도가 획기적으로 높은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VRN10 역시 경쟁 약물보다 뇌 투과율이 높다. 보로노이는 HER2 양성 유방암 치료물질을 활용해 뇌로 전이된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VRN10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VRN10은 암의 뇌 전이 초기 단계부터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폐암의 경우 폐와 뇌가 가까운만큼, 뇌 전이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다”라며 “BBB 장벽을 통과하는 분자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폐암 치료 효과는 같으면서도 뇌에 전이된 암까지 치료가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가지 치료제로 두 개의 치료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환자 편의성도 높다”며 “유방암도 뇌전이 비율이 높은데, 치료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DC(Antibody Drug Conjugate) 치료제와의 병용요법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10이 현재 유방암 등에 사용되는 ADC 치료제와 병용 용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ADC 치료제는 고분자”라며 “효과가 있는 환자 비율이 30%에 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로노이의 저분자 치료제 약물을 이용해 ADC의 효과가 있는 분, 효과가 약한 분 등을 대상으로 병용요법을 시도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아가 뇌 투과가 가능한 신물질 설계 기술을 이용해 퇴행성 뇌질환 분야로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BB투과 기술과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물질 개발 등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 분야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보로노이 측은 “표적 선택성과 BBB 투과도가 높은 물질을 다수 개발해 2020년부터 4건의 미국 기술수출을 포함해 총 5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라며 "VRN10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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