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판기일 변호인 PT 앞서 증인신문 일정 조율
증인신문 일정 변경 신청에 변호인 “방어권 행사 어려워” 호소
검찰 “효율성 위해 쟁점 겹치는 증인 신청···7월 중 추가 기소”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의 형사재판에서 변호인과 검찰이 용어 사용을 놓고 이례적인 신경전을 벌였다. 예정된 증인신문 일정을 변경하는 신청서가 제출되자 변호인은 “증인 끼워넣기”라고 반발했고, 검찰은 “표현이 과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조 회장의 특경법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서증조사에 대한 변호인 의견을 청취하기에 앞서 다음 기일부터 진행할 증인신문 일정을 조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변호인들은 수사절차부터 관여해 이 사건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증인신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변호인은 ‘한 기일에 다수의 증인을 신문 할 경우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각각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변호인은 “검사가 다음 기일 4명의 증인을 신청했다가 개인적 사정으로 출석이 어려운 증인이 있는지 그 이후에 하기로 했던 증인을 재연락해 추가하는 새로운 신청서를 냈다”면서 “증인 끼워 넣기가 과연 허용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은 허덕대며 매 기일을 준비한다. 하루 이틀 전에 증인을 끼워 넣는 모습은 변호인의 방어권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재판을 (빨리) 해치워 버리겠다는 생각이다. 변호인의 표현이 과할 수 있으나 이런 식의 증인신청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인도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피고인들을 소환해 물었던 시간만큼 (변호인들에게도) 반대신문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달라. (충분한 방어권 보장을 위해선) 10년이라도 재판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의 주장에 검찰은 “법정에서 생소한 표현까지 쓰신다”고 반발했다. 검찰은 “재판의 효율성을 위해서 가급적 쟁점이 겹치는 증인들을 신청한 것”이라며 “변호인께서 ‘증인 끼워넣기’라고 표현하시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들이 말씀하시는 공판중심주의에 저희도 동의하지만, 신속한 재판을 통해서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빨리 파악하는 것 또한 형사소송법상 중요하다”며 “가급적 재판이 공전하지 않도록 증인 신청과 추가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효율적 증인신문은 필요하다. 불필요한 부분으로 시간이 지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며 “다음 기일 증인신문은 사전에 여유를 갖고 준비한 것이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해진 기일에 (시간상) 감당하기 어려운 신문이나 (반대신문 시간이 부족했다는) 우려가 있다면 증인신문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정리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추가 기소 일정도 확인했다. 조 회장과 우암건설의 부당거래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6월 중 추가 기소를 예고한 바 있다. 검찰은 “마지막 정리과정에 있다. 7월 중에는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조 회장의 추가 기소는 그의 구속기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 회장은 지난 3월27일 구속기소 됐고 오는 9월 구속이 만료된다. 영장은 기존 공소사실에 대해 발부된 것이므로 구금 기간을 늘이기 위해서는 추가 기소 건에 대해 다시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

조 회장은 2011년 타이어몰드회사 MKT 인수 과정에 자신의 지분을 임의 반영(지분 끼워넣기)한 후 2011년 11월~2017년 12월 MKT로부터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몰드를 비싼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MTK에 13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주고 한국타이어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업체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별다른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 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한국타이어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 회사 자금 20억여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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