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네 자릿수 경쟁률 속출
상장일 ‘따따블’ 기대하는 투자자들 공모주 시장 몰려들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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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공모주 시장에 돈이 몰려들고 있다. 상장 첫날 최대 주가 상승폭이 공모가의 400%까지 확대되면서 ‘따따블’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에는 공모청약에 들어가는 IPO기업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어 공모주 시장 활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공모주 시장 후끈···경쟁률 치솟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시작하는 필에너지를 시작으로 와이랩, 센서뷰, 뷰티스킨, 에이엘티,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 시지트로닉스, 틸론,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엠아이큐브솔루션, 파두, 시큐레터 등 13개 기업이 7월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7월 첫 주자인 필에너지의 공모청약 경쟁률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필에너지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811.55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2만6300~3만원)를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결정했다. 필에너지의 총 공모금액은 956억원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최대규모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198억원이 될 예정이다.

필에너지에 앞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진행했던 이노시뮬레이션 역시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869.47 대1에 달했고 공모청약 경쟁를은 무려 2113.78대 1이었다.

IPO기업들의 계속된 흥행은 지난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첫날 가격범위가 기존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대폭 확대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모가 기준 최대 상승폭이 기존 260%에서 400%로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최대 수익률에 쏠렸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따따블’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상장 종목 투자자들은 상장 후 장내 거래에 앞서 공모 청약 참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제도 도입 이후 상장한 시큐센과 오픈놀, 알멕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급등했다.

6월 29일 공모가 3000원으로 상장한 시큐센은 상장 첫날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30일 상장한 알멕 역시 상장 첫날 공모가(5만원) 대비 4만9500원(99.00%) 오른 9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알멕과 동시에 상장한 오픈놀도 상장 첫날 공모가(1만원) 대비 5750원(57.50%) 오른 1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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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발견 효과 극대화···주가 급등락은 유의해야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이 확대된 이유는 ‘가격발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상장 당일 9시 장 개장 30분 전부터 호가접수를 받고 공모가의 90~200% 안에서 시초가가 결정됐다. 이후 결정된 시초가를 기준으로 장중 ±30% 범위 내에서 장중 매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일부 세력들이 상장 첫날 개장 전 허수 주문을 대거 넣었다가 개장 직전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초가를 뻥튀기한다는 의혹은 늘 그치지 않았다. SK바이오팜 등 일부 대형 IPO에서는 교보증권 등 특정 증권사 계좌에서 개장과 함께 대량 주문을 빠르게 넣는 ‘광클’로 초기 물량을 싹쓸이함으로써 일종의 병목현상을 일으켜 가격을 상한가로 띄우는 수법이 활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신규 상장 종목들은 상장 첫날 혹은 2~3일 내 주가가 단기 고점인 경우가 많았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매물 부족으로 매수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뒤늦게 매수한 투자자는 대부분 한동안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제도변경으로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가격 급등시 매물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되면서 거래가 활성화됐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의 목적은 기존의 제한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상승한 후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 변동폭을 확대하고 단기간에 균형 가격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이 커지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시큐센의 경우 상장 첫날 1만1800원을 고점으로 찍고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멕 역시 상장 첫날 종가는 9만9500원이었지만 최고가는 18만원에 달한다. 오픈놀도 상장 첫날 최고가는 3만950원이었지만 종가는 1만5750원에 불과했다. 한재혁 연구원은 “장중 높은 변동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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