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안성 ‘K-반도체 배후도시’로 주목
용인 남사읍 인접,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지로 거론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경기 평택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정부가 평택 지제역 일대를 3만3000가구 규모 ‘K-반도체 배후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다. 실제로 아파트값은 3주 연속 올랐고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개발 호재로 인한 훈풍이 평택뿐 아니라 안성 등 주변지역으로 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6월 26일 기준) 평택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정부의 반도체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이후인 12일 상승 전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5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평택지제역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배후 주거단지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김포한강2’(4만6000호) 신도시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신규 공공택지 발표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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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제동·신대동·세교동·모곡동·고덕면 일대를 개발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면적은 453만㎡로 여의도보다 1.56배 크다. 시장에선 평택지제역 일대가 ‘평택~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출발점으로 용인·동탄을 잇는 반도체 벨트 배후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2026년 사전청약을 거쳐 2030년 입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이 들어서고 교통이 좋아지면서 아파트 수요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2017년 가동을 시작했다. 여섯 개 생산라인 중 현재 1~3라인이 움직이고 있는데 2030년까지 4~6라인도 작동할 예정이다. 광역 교통망도 갖춰진다. 지하철 1호선과 수서고속철도(SRT)가 지나가는 평택지제역에 2025년부터 수원발 한국고속철도(KTX)도 정차할 예정이다. 대규모 공공택지 조성으로 기반 수요가 확보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GTX-A·C 노선 평택 연장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호재에 힘입어 주변 단지 시세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1999가구) 전용면적 84㎡은 지난 3월 7억3000만원, 5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최근 호가가 최대 9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발 계획 발표 후 호가가 8억5000에서 9억원으로 올랐다”며 “최근 꾸준히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올해 3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당초 1순위 경쟁률이 0.05대 1에 그쳤지만 최근 개발 호재가 알려지며 1500여 가구 가운데 600가구 가량이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성시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 조감도 / 사진=효성중공업
경기 안성시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 조감도 / 사진=효성중공업

업계에선 훈풍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지역이 안성이다. 안성은 평택과 함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개발되는 용인 남사읍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혜지로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용인 남사읍 710만㎡(215만평) 부지를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곳에 삼성전자가 첨단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향후 입주 예정인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효성중공업이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으로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최고 29층, 12개 동, 전용면적 74~100㎡, 992가구 규모다. 단지 인근에 경기 남부 최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안성이 위치하고 산업단지 개발호재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의료·정밀·광학기기 첨단 지식산업 10개 업종을 중점 유치하는 안성테크노밸리와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 스마트코어폴리스 등이 내년부터 2027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안성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평택지제역세권 공공주택 개발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계획 발표 이후 문의가 20% 가까이 늘었다”며 “향후 양질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고소득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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