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료 사업으로 미국 진출···현지 연구소와 3D 프린팅 R&D
히알루로산 필러는 '중국·동남아', 칼슘 필러는 '중동·남미' 수출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바이오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의 글로벌 영토 확장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시지바이오는 최근 미국, 중국, 남미, 중동 등 다양한 국가로 의료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해외 국가별 시장성을 반영한 전략적인 영업활동이 눈길을 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지바이오는 지난 4월 미국 현지법인 ‘시지메디텍(CG MedTech)’을 설립해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재생의료 솔루션으로 미국 진출을 알렸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WFIRM)와 차세대 환자맞춤형 인공뼈·3D 프린터를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시지바이오는 재생의료 제품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아시아와 남미·중동에서는 미용·성형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전망이다.

시지바이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지바이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재무제표를 보면 시지바이오의 매출은 2019년 620억원을 기록해 2020년 714억원, 2021년 946억원, 지난해 12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182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지바이오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약 90%는 재생의료 제품에서 발생한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미용·성형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필러 제품 해외 매출이 실적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시지바이오의 히알루로산 필러와 칼슘 필러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지바이오는 재생의료 사업으로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3D 프린팅과 재생의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상업용 3D 프린터 시장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마켓앤드마켓은 2020년 미국의 3D 프린터 시장 규모는 7억3000만 달러로, 오는 2025년 전 세계 시장의 45% 이상을 미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규모는 2019년 229억 달러(약 30조원)를 기록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7.45%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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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바이오의 인공 피부 제품 '시지덤 원스텝'(왼쪽), 시지바이오의 환자맞춤형 3D프린팅 인공뼈 '이지메이드 CF' (오른쪽) /사진=시지바이오

시지바이오는 지난 4월부터 시지메디텍을 통해 인체조직 피부 제품군인 ‘시지덤(CGDERM)’ 및 인뼈 제품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시지바이오에 따르면 시지덤 원스텝은 동종진피 소재의 재건 조직 매트릭스 피부이식재로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유방재건술에 사용된다.

아울러 회사는 미국 내 재생의학연구소와 환자 맞춤형 인공뼈와 3차원(3D) 프린터 개발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고도화해 맞춤형 인공뼈 제작에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시지바이오는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재생의학연구소와 인공뼈 성분인 ‘BGS-7(Bioactive Glass Ceramic)’의 함량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공뼈 안의 BGS-7 함량을 높이면 인공뼈가 체내에 적용됐을 때 주변 뼈와 더 잘 붙게 된다. 시지바이오는 인공뼈에 외부압력이 가해져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인공피부와 피부이식재 제품들로 미국 시장 안착을 목표 중”이라며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인공뼈가 이지메이드CF”라고 설명했다.

◇ 히알루로산 필러로 아시아, 칼슘 필러는 중동·남미 겨냥

시지바이오는 미용·성형 제품으로 히알루론산(HA) 필러군인 ‘지젤리뉴(GISELLELIGNE)’와 ‘봄(VOM) 필러(수출명 에일린(Aileene))’, 칼슘(CaHA) 필러 ‘페이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HA 필러군인 지젤리뉴와 에일린 중국과 동남아에서, 페이스템은 남미와 중동에서 수출 규모를 넓히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 3월 중국 의료기기 유통회사인 상하이비정무역유한회사에 HA 필러 지젤리뉴를 3년간 총 4700억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호주 아모어에스테틱스와는 HA 필러 에일린을 104억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칼슘 필러는 남미와 중동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수요를 반영해, 시지바이오는 지난달 브라질 제약사 시메드(CIMED)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브라질 필러 시장에 페이스템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디자인 연출이 가능한 히알루로산 필러는 아시아에서 수요가 높다”며 “중동과 남미는 지속력이 길고 선명한 윤곽이 강조되는 칼슘 필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슘 필러인 페이스템은 입자 크기가 균일해 뭉치지 않고 필러를 주입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해 현지에서 마케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칼슘 필러는 ‘하모니카’, 멀츠 ‘래디어스’, 시지바이오의 페이스템 총 세 가지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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