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경주 에코비트 사업장에 ‘스마트안전관리솔루션’ 적용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1. 서울 강남에서 경북 경주까지 장시간 폐기물을 운송 중인 운전자가 하품하자, 운전대 위쪽에 부착된 인공지능(AI) 기기가 ‘졸음운전 하지 마세요’, ‘휴식하세요’라고 안내한다. 운전자가 차량 안에서 담배를 입에 물자, AI 기기가 ‘흡연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한다.
#2. 후진 중인 지게차 뒤에 작업자가 서 있자, AI 기기가 ‘후진합니다, 비켜주세요’란 알림을 송출한다. 지게차 운전자 입장에선 보이지 않지만, AI 기기는 전방에 서 있는 작업자의 다리만 확인하고도 ‘전진합니다, 비켜주세요’란 알림을 보낸다.
지난달 29일 LG유플러스의 ‘스마트안전솔루션’이 적용된 경북 경주시 에코비트 사업장을 찾았다. 태영그룹 계열사 에코비트는 폐기물 소각 및 매립과 폐수·폐배터리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4개 사업부문(에너지BU·그린BU·워터BU·미래BU)을 두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에코비트는 지난 2월 스마트안전솔루션 도입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협업의 첫 단추로 에코비트의 에너지BU 13개 법인 중 에코비트 에너지 경주에 스마트안전솔루션 구축을 결정했다.
에코비트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 따라 안전관리 대응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LG유플러스와 현대엘리베이터가 공동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안전장구 도입뿐만 아니라 AI 기반 영상안전솔루션 구축을 결정했다. 이에 에코비트가 도입한 LG유플러스의 AI 기반 영상안전솔루션은 ▲지게차 충돌방지 ▲운전자 행동분석 ▲헬맷 감지 ▲객체인식 ▲화재예방 ▲스마트 바디캠 등 6종이다.
◇ 충돌방지 솔루션이 10m 내 객체 감지
구체적으로 지게차 충돌방지 솔루션은 지게차 정면 하단에 부착된 카메라가 반경 10m 내에서 객체를 감지하면 운전자와 보행자(작업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람 전체 체형을 검지해야 알람을 송출하던 기존 상품들과 달리, 하반신만 확인되면 알람이 울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물건을 적재하면 피사체가 가려지는 지게차 운행 특성을 반영해 고안한 기술”이라고 했다.
운전자 행동분석 솔루션은 차량 대시보드 중앙에 있는 솔루션 기기가 AI 기반으로 운전자의 표정과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5분 내 3번 이상 하품을 하거나 집중력이 저하된 표정을 읽으면 운전자에게 알람을 송출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스스로 컨디션 관리와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단 게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 운전자가 하품을 하자 솔루션 기기가 “졸음운전 하지 마세요”라고 음성 알람을 송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솔루션 기기에서 나오는 음성 메시지는 도입하는 사업장마다 원하는 문구로 변경이 가능하다”며 “다만 기술적으로 휴대폰 설정처럼 즉시 변환도 가능하지만, 계속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스마트 바디캠 솔루션은 작업자가 몸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클립 형태로 돼 있어 원하는 위치에 부착하거나 작업 현장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곳에 떼어두고 사용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현장의 영상을 관제실로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단 게 특징이다. 기존과 같이 작업자가 관제실로 전화 연결을 하면 상황 설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상황을 왜곡 전달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과 달리, 관제실에서도 육안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또 바디캠엔 GPS와 SOS 기능이 내장돼 있어, 1인 작업자가 SOS 버튼을 누르면 본사 관제실로 영상을 바로 송출해 영상의 움직임이나 각도(쓰러짐) 등을 통해 작업자의 상황과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단 점도 특징이다.
◇ 건설현장으로 솔루션 구축 확대···스마트안전 매출, 3년 내 3배이상↑
현재 LG유플러스는 에코비트 에너지 경주에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에너지BU 11개 소각사업장 전체 도입을 확정했고, 최근 경북 경산 사업장(의료폐기물 소각), 정세 사업장(산업폐기물 소각)에 스마트안전관리솔루션 구축을 완료했다.
또 경주·경산과 달리 슬러지 처리장을 갖추고 있는 정세 사업장엔 'AI 화재방지 솔루션'과 'AI 객체인식 솔루션'을 도입했다. 화재방지 솔루션은 슬러지 처리장에 열화상 기반의 객체인식 카메라를 활용해 사람의 출입과 기기의 온도상승 시 알람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또 객체인식 솔루션은 슬러지 처리장에서 작업자, 차량 감지 시 안전예방 안내방송을 제공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양사는 에코비트 에너지BU의 11개 사업장을 시작으로 수처리 사업을 진행하는 워터BU, 매립사업을 진행하는 그린BU에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트럭, 불도저, 연속 채광기 등 중장비 설비로 작업이 진행되는 사업장과 고소 작업이 많은 건설현장 등으로 스마트안전관리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산업안전 관련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노성 LG유플러스 스마트안전사업스쿼드 프로덕트오너(PO)는 “현장을 안전하게 조성하되 근로자의 편의성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향상시키는 것이 LG유플러스 스마트안전관리솔루션만의 차별성”이라며 “궁극적으로 건설현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중대재해사고의 50%를 차지하는 취약 현장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안전관리솔루션’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이날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매출 목표 및 시장 전망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스마트안전사업의 매출을 ‘3년 내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단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