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운용사 블랙록, 비트코인 ETF 신청도 '호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19~23일) 비트코인은 한 때 3만달러(약 3920만원)선을 돌파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가상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내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는 등 호재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비트코인은 3만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17% 넘게 급등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2만6000달러(약 3397만원) 선을 넘는데 그쳤다. 하지만 21일 오후 11시부터 급등하더니 22일 오전 한때 3만600달러(약 3398만원)까지 치솟았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기존 화폐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지난 4월 3만1천 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두 달여 만에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이후 3만달러 내외 수준을 유지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21일(현지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출석해 "가상화폐가 화폐로서의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파월 의장이 이 같이 말하자 즉각 반응했다. 그는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는 가치 변동'이 심해 편리한 결제 방법으로서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신청에 나선 점도 호재로 작동했다. 블랙록은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상장을 신청했다.
시장에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상장을 시도한 만큼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 회사 매버릭 프로토콜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밥 백슬리는 "비트코인 ETF의 승인이 거의 확실하다"며 "전통적인 금융권에서 디지털 자산에 관심이 많은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블랙록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TF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위즈덤트리와 인베스코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미 SEC에 신청했다. 또 시타델증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월가의 6개 금융사가 공동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EDX가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거래를 시작한 것도 시세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알파 임팩트’ 공동 설립자 헤이든 휴스는 “블랙록의 ETF 발표와 EDX는 이들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 깊이를 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도 크게 올랐다. 전날 오후 이 지수는 65점(탐욕적인)으로 일주일 전(47점, 중립적인)보다 18점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