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 최대주주 등극하자 주가 이틀 연속 上
소액주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 후 새 주인 찾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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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HLB그룹이 PNA(인공핵산) 기반 전문 진단업체 파나진의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소식에 파나진 주가가 급등했다.

파나진은 창업자인 대표이사가 핵심기술을 대표 부인이 최대주주인 회사로 유출했다며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창업자를 해임하고 경영권을 차지한 회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나진 주가는 지난주 3250원에서 이번주 5670원으로 74.5% 급등했다.

파나진 주가는 21일과 22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23일 장중에는 672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파나진은 지난 21일 3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진양곤 회장이 이끄는 HLB그룹 내 5개 관계사로 구성한 ‘HLB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맞이한다고 밝혔다. HLB그룹은 유상증자와는 별도로 노마드4호 조합이 인수한 26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의 30% 콜옵션 권리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HLB그룹은 파나진 지분을 최대 23%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파나진은 김성기 전 대표 등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 연구원 4명과 이성희 박사 등 제일제당 종합기술원 연구원 2명이 2001년 설립한 회사로 PNA기반 소재사업과 액체생검을 비롯한 진단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파나진은 지난해부터 유한양행과 손잡고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동반진단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동반진단 의료기기는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 효과를 미리 알아보는 기기를 말한다.

HLB그룹의 파나진 인수로 파나진 경영권 분쟁은 해소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파나진은 지난 2020년부터 소액주주들과 창업자인 김 전 대표가 갈등을 빚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참이던 2020년 파나진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PNA 관련 기술특허를 제공했고 이에 기반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가 진단키트를 생산·판매해 막대한 실적을 올렸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김 전 대표 부인인 박희경 대표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지난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부터 김 전 대표와 소액주주 측의 갈등은 한층 격화됐다.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모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경영권을 차지하고 김 전 대표를 해임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역시 지난 3월말 상장 예비심사신청을 철회했다.

HLB그룹은 파나진 이번 인수를 통해 미충족 치료 수요가 높은 난치성 암종에 대한 동반진단은 물론 유전자질환, 감염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독자적 진단기기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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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시가총액순위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에코프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JYP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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