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월세 비중 역대 최고치
소형 아파트 거래 절반 월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모양새다. 빌라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빌라의 대체재로 불리던 소형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게재된 주택 거래량을 살펴보면 올해 1~5월 서울 주택(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2만9788건으로 나타났다. 전세 11만2612건, 월세 11만7176건으로 월세 비중이 51%였다.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해당 기관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후 처음이다.
서울 주택 월세 비중(1~5월 기준)은 2011년 30.4%, 2012년 31.4%, 2013년 34.8%, 2014년 36.9%, 2015년 40.7%, 2016년 45.7%로 지속 상승했다. 이후 2017년 43.2%, 2018년 39.7%, 2019년 38.7%, 2020년 38.1%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1년 41.5%로 상승했고, 2022년엔 49%로 치솟았다.
특히 단독·다가구와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단독·다가구, 전·월세 거래량은 6만3009건이다. 이 중 전세 1만7237건, 월세 4만5772건으로 월세 비중이 72.6%였다. 같은 기간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5만1776건으로 전세 2만7835건, 월세 2만3941건으로 월세 비중이 46.2%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구체적인 시세 파악이 어려워 비교적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의 위험이 많은 빌라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형 아파트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임대차 계약 절반이 월세 계약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용 60㎡ 이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5만93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2만9702건, 월세는 2만9604건으로 월세 비중이 49.9%에 달했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젊은 세대가 주로 거주하고 빌라의 대체재 격인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가 늘다 보니 월세 가격 100만원이 넘는 거래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기준 기간 서울 소형 아파트 월세 가격 100만원 이상 거래 건수는 5998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전용면적 구간별 월세 비율의 경우 ▲ 60㎡ 초과~85㎡ 이하 30.9% ▲ 85㎡ 초과~102㎡ 이하 33.2% ▲102㎡ 초과~135㎡ 이하 33.6% ▲ 135㎡ 초과 38.5%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