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전업 카드사 카드론 평균금리 14.12%···5개월 만에 상승세 전환
채권 발행량 증가로 여전채 금리 오름세···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가 5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카드론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3.88%) 대비 0.2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평균금리가 14.72%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삼성카드 14.51% ▲하나카드 14.30% ▲KB국민카드 14.12% ▲신한카드 14.03% ▲현대카드 13.59% ▲우리카드 13.58% 순이었다.
카드론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15.07%였던 카드론 금리는 ▲1월 15.01% ▲2월 14.24% ▲3월 13.99% ▲4월 13.88%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13%대로 떨어진 바 있다. 카드론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22년 12월 이후 다섯달 만이다.
카드론 금리가 다시 14%대로 올라선 배경에는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을 좌우하는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최근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4.223%로 5월 말(4.072%)보다 0.151%포인트 상승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는 3%대 후반이었으나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4%대를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수개월째 동결임에도 여전채 금리가 상승 추세에 접어든 이유는 최근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한 달간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액은 2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의 여전채 발행액은 지난 3월 2조1500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4월에는 발행액이 2조5900억원에 달하는 등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발행액이 1조65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규모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론 금리 상승과 직결된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탓에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의 회사채 조달비중은 평균 65%다. 자금의 절반 이상을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셈이다.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1분기 여전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량을 늘렸고 그 결과 여전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올랐다”며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이 높아진 조달금리를 고려해 카드론 금리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카드론 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채 발행량이 다시 줄어들면 금리가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금리가 크게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