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대 협정 결렬···LCC, 고수익 신규노선 확보 기대 꺾여
역대급 엔저 현상은 호재···일본 여객 수요 지속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전망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인도네시아 운수권 배분 협상이 결렬되며 신규노선 확장에 관심을 보이던 저비용항공사(LCC)의 실망감이 엿보인다. 항공업계 정상화 흐름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수익 확대를 위한 신규노선 확보가 향후 과제로 떠오른다. 다만 당분간은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객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장을 위한 협정이 결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국 간 의견 차이로 결렬됐는데 향후 추가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인니쪽 일정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대를 위한 협정이 결렬됐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수익 신규 노선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운수권 확대를 위한 협정이 결렬됐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고수익 신규 노선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협상 결렬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국 항공업계 간 경쟁력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등 국내 LCC가 진입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늘어 인도네시아 항공사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영 가루다항공 위주로 운항하고 있다.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만 인도네시아 노선을 띄운다. 

현재 국내 LCC 대부분 새로운 고수익 노선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올해 초까진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가 공급을 압도해 기존 일본·동남아 노선만으로 높은 수익을 냈지만, 향후 정상화 흐름에 따라 단거리 노선에서 저가 경쟁이 나타나며 수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원·엔 환율이 일시적으로 8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현상이 나타나며 일본 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일본 여행 인기가 이어지며 올해 중순부턴 수요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일본 여객 수요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여객 수는 75만453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성수기 일본 여객 수 68만3038명보다도 오히려 여행객이 늘었다. 5월 황금연휴 영향이 있긴 했지만, 5월 여객 수가 1월보다 많은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엔저 흐름이 이어지며 5월 일본 여행객 수가 1월 여행객 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일본 여객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엔저 흐름이 이어지며 5월 일본 여행객 수가 1월 여행객 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일본 여객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제주항공은 전통적으로 LCC 중 일본노선에 강점을 보이는 항공사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 노선에서 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며 국적사 중 가장 높은 점유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이달 인천~오이타, 내달 인천~히로시마 노선 등을 늘리며 일본 노선 운항을 늘려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외 수요가 높은 단거리 노선에 중대형기 A330-300을 투입하며 재미를 보고있다. 지난 5월 인천~나리타 노선에서 티웨이항공은 총 186편을 운항해 3만9215명을 운송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362편을 운항해 5만3901명을 운송했다. 티웨이항공의 운항 편수 대비 이용객 수가 더 많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6월까지도 일본 노선 탑승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7, 8월 성수기엔 여객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항공업체별 특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금일부터 34개 국제선을 대상으로 ‘찜(JJIM)’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9일부터 33개 국제선을 대상으로 상반기 결산 특가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이에 운임 하락으로 항공사별 수익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성수기에 이르러 운임이 다시 높아질 것이란 내다본다. 최고운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가 생산 차질을 빚으며 항공기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지 않다"며 "LCC의 근거리 운임은 5월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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