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분기 이자비용 1조3283억원···전년동기比 2.3배 급증
예수부채 이자비용 99% 차지···지난해 4분기 수신금리 급등 영향
“조달비용 증가 여파 지속···올해 3분기 말까지 이자비용 증가세 이어질 듯”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조달비용 상승 여파로 수익성 악화를 겪자 판매관리비 등을 줄이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 이자비용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1조3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684억원) 대비 2.3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자비용을 세부내역별로 살펴보면 예수부채 이자비용이 1조323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차입부채 이자비용은 7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당시 예수부채 이자비용은 5645억원, 차입부채 이자비용은 14억원이었다. 1년 새 차입부채 이자비용은 줄었지만 예수부채 이자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이자비용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급등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과 11월 사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은행권과의 수신금리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대폭 상향 조정해 최대 연 6%대 금리를 내걸기도 했다. 그 결과 수신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11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5.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말 당시 해당 금리가 2.43%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자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판매관리비는 41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81억원에서 1.7% 소폭 줄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는 있으나 이자비용 증가폭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높은 탓에 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전반의 이자비용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다 최근 4% 내외로 횡보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99%로 집계됐다. 지난 16일에는 4.0%를 나타내는 등 이달 들어 4% 내외를 오가면서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히 올랐고 저축은행들이 이에 발맞춰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 업권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들어서는 수신금리가 작년 말보다 낮아졌지만 아직 금리가 4% 내외를 오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높은 금리로 판매됐던 정기예금 상품의 만기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이자비용 증가세가 적어도 올해 3분기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