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 사명 ‘인터파크트리플’로 변경
사업 확대·재편으로 몸집 키워···야놀자 나스닥 상장 주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야놀자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야놀자는 2조원 이상의 투자도 받았다. 야놀자는 사업 재편을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기존 여행 플랫폼에서 여가·티켓·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야놀자는 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인터파크에 변화를 주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숙박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한 야놀자는 사업 확대에 한창이다. 야놀자가 2021년 비전펀드를 통해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다.

야놀자 사업부문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야놀자, 표=김은실 디자이너
야놀자 사업부문 최근 실적 추이. / 자료=야놀자, 표=김은실 디자이너

한때 야놀자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투자 혹한기로 야놀자는 5조원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야놀자는 비전펀드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은 후 초개인화 플랫폼 트리플과 데일리호텔, 인터파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 중 인터파크와 트리플은 합병했다.

비전펀드로 자금 수혈을 받은 야놀자는 ‘글로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야놀자 미디어데이에서도 야놀자는 줄곧 ‘글로벌’, ‘K트래블’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야놀자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핵심 사업은 ▲야놀자 ▲클라우드 ▲인터파크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야놀자가 올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이 53.47%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인터파크 매출 비중은 31.12%, 클라우드는 18.51%에 달했다.

야놀자는 최근 인터파크커머스를 큐텐에 약 1500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5월 인터파크 음악사업부(550억원), 8월에는 렌터카사업부(60억원)를 약 600억원에 정리했다.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한 후에는 여행 사업과 관련이 적은 음반·쇼핑·도서 등 사업도 매각했다. 이로써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 후 약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올 1분기 말 기준 8700억원가량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이처럼 몸집을 키우는 배경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과 관련 깊다고 분석했다. 상장 전 최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야놀자가 기업 인수 및 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쿠팡도 손 회장의 비전펀드를 투자받았다. 현재 쿠팡은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입성해 이커머스 1위를 굳히고 있다.

또 야놀자는 앞서 이스라엘 여행 솔루션 회사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했다. GGT는 전세계 100만개 이상 글로벌 여행 인벤토리를 유통하는 글로벌 B2B 기업이다. 야놀자클라우드가 지난달 GGT를 인수하자 나스닥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를 전송해 야놀자의 나스닥행에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야놀자는 리더십 구조도 바꿨다.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장에 따라 전문성 있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야놀자는 야놀자 플랫폼 부문 배보찬 대표와 야놀자클라우드 김종윤·이준영 공동대표, 인터파크 최휘영 대표 체제로 바꿨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 사진=한다원 기자

특히 야놀자는 사업 부문 중 성과가 더딘 인터파크 사업에 변화를 줬다. 우선 인터파크는 트리플과 합병한데 따라 사명을 ‘인터파크트리플’로 변경했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인터파크와 트리플의 시너지로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인터파크가 보유한 상품 기획력에 트리플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국내부터 글로벌 여행까지 모두 아우르겠다는 의미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일본은 인바운드 3000만명을 만들며 여행 선진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은 아직 외국인들에게 서울 관광에만 한정돼 있다”며 “인터파크트리플은 인터파크, 트리플, 야놀자 등과 시너지를 내서 2028년까지 인바운드 5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원톱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종윤 야놀자 클라우드 대표는 “K콘텐츠, 지역 국제공항과 연계한 지자체별 여행 패키지를 마련해 방한 여행객 국적별 맞춤형 여행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며 “차세대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AI 시대에 최적화된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터파크트리플은 야놀자가 보유한 인벤토리,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국가별 여행 콘텐츠를 유통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AI 가이드와 국적별, 개인별 맞춤형 여행을 제공하고 기존 아웃바운드 위주의 커뮤니티 서비스도 글로벌로 확대해 여행 정보 공유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손정의 회장은 미래 사업에 투자한다는 경향이 짙고 검증됐다”면서 “야놀자에 손 회장이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야놀자는 국내에서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고, 여행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유망하다”면서 “투자받은 금액을 야놀자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쿠팡 사례가 있기 때문에 나스닥 상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총괄대표는 이날 나스닥 상장 관련해서 “답변할 수 없다”며 “야놀자는 글로벌 원톱 트래블 테크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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