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모델 삼은 더스윙, 킥보드부터 배달대행·오토바이 리스 등으로 사업 확대
타다 프리미엄 밴에 관심···예전부터 합병 관심있지만 높은 인수가에 고민 커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가 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2020년 국회를 통과한 후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졌다. VCNC는 결국 경영안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VCNC는 비용효율화를 통해 타다에게 재무적 지원하는 동시에 타업체와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타다 합병 유력 기업으로는 더스윙이 거론되고 있어 향후 펼쳐질 시나리오에 이목이 쏠린다.
19일 VCNC에 따르면 최근 회사는 전체 인원의 50% 감축을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VCNC는 “경영 안정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VCNC는 일명 ‘타다 금지법’ 이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괴롭혔던 ‘타다=불법 콜택시’ 오명을 벗었지만, 정부가 타다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어 예전과 같은 영업 활동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VCNC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0년 VCNC 매출은 60억원에서 지난해 42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12억원에서 262억원으로 2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VCNC는 신사업으로 7인승 승합차 택시 ‘타다 넥스트’에 대한 투자로 영업손실이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VCNC의 최대주주인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구조조정과 별도로 타다 서비스를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타다는 아이엠(IM)택시 운영사 진모빌리티와 합병을 추진했지만 결렬됐다. 이로써 타다의 합병 유력 후보로는 더스윙이 거론되고 있다.
더스윙은 2019년 전동 킥보드 대여로 시작한 기업이다. 지난해 더스윙은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뽑혔다. 더스윙은 2026년 유니콘 등극을 목표로 전동 킥보드를 넘어 전기자전거, 전기오토바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적도 더스윙은 2021년 매출 20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냈다. 지난해는 매출 456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더스윙이 타다 합병 기업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더스윙의 사업구조와 맞닿아있다. 더스윙을 창업한 김형산 대표는 그간 “회사의 정체성은 처음부터 플랫폼이 아니라 모빌리티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우버가 택시와 배달을 함께하며 라이더들을 확보했던 것처럼 더스윙도 사업을 키우기 위해 타다 합병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더스윙이 VCNC 합병에 관심을 두는 분야는 ‘프리미엄 밴’ 서비스다.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 택시 서비스로, 개인택시와 법인 택시 모두 참여 가능하다. 더스윙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종사자 전용 공유 모빌리티인 ‘앨리’를 운영한 결과,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 스윙바이크로 사업을 키웠다. 스윙바이크는 론칭 3개월 만에 리스 상품 500대를 돌파했다. 더스윙은 연내 1000대 이상 스윙바이크 리스가 가능해지면, 스윙 연매출의 20% 수준인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타다 합병 기업은 현재로서 더스윙이 가장 유력하다”면서 “더스윙도 다양한 서비스를 론칭하며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 있고, 실적도 안정적이라 내부적으로 타다 합병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진모빌리티가 타다 인수 추진 과정을 빗대어보면, 더스윙도 타다 인수를 위해서는 약 5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진모빌리티는 타다 합병 과정에서 비바리퍼블리카가 보유한 VCNC 지분 60% 가운데 50%를 매입하기로 했고, 그 금액이 500억원가량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스윙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더스윙은 지난해 말 기준 80억5333만원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년 전(92억727만원)보다도 11억5394만원이나 적은 수치다. 즉 더스윙 입장에서도 사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곳에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타다에 투자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더스윙 관계자는 “더스윙이 갖고 있는 사업 토대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대리운전, 배달대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타다 합병은 예전부터 관심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