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 44.66% 기록···반년 만에 10분의 1 하향 조정
영업점 없는 특성 고려 시 운영비 부담 덜해 낮은 영업이익경비율 기대
신규 서비스 관련 마케팅 비용 늘어났지만 여수신 확대해 영업이익경비율 개선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토스뱅크의 적자 탈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손실 폭을 1년 만에 절반 넘게 줄이며 흑자 전환 시점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무(無)점포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영업이익경비율(CIR) 지표 변화 추이가 흑자 전환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토스뱅크의 영업이익경비율은 44.66%를 기록하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영업이익경비율은 은행의 대표적인 경영효율성 지표다. 총영업이익 중 인건비, 임대료 등 판매관리비로 지출되는 비율이다. 총영업이익은 충당금적립전이익에 판관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영업이익경비율이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효율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소 중의 하나로 거론되는 지표이기도 하다. 영업점이 없어 비용 효율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토스뱅크의 영업이익경비율은 마이너스(-) 258.5%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391.3%로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12월 말에는 173.06%으로 하향됐고 반 년 만에 거의 10분의 1 수준까지 조정됐다. 같은기간 ▲KB국민은행 38.3% ▲신한은행 37.9% ▲우리은행 42.1% ▲하나은행 37.1% 영업이익경비율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중은행 평균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2년 전에만 하더라도 200%대의 영업이익경비율을 기록했지만 이익 증대에 따라 하향 안정화됐다. 케이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 30.08%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 역시 출범 당시 마이너스(-) 1520.2%였던 영업이익경비율은 1년 만에 104.3%로 하향 조정됐다. 이후 2020년 말에는 51.36%로 하향 안정화되면서 글로벌 100대 은행의 영업이익경비 평균인 4~50%대 수준에 돌입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은 33.1%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영업이익경비율 지표 추이가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을 결정할 기준으로 보고 있다. 영업점이 없는 토스뱅크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중은행보다 운영비 부담이 덜해 낮은 영업이익경비율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확장기에 신규 서비스 및 관련 마케팅이 전개되면서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여수신 증가와 이익 증대를 견인하고 있어 영업이익경비율 개선이 일어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이자이익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이 60% 수준이 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2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57.2% 급감했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 손실인 661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이상 축소된 규모로 출범 이래 가장 적은 분기 손실이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흑자 전환 시기를 감안할 때 토스뱅크도 올해 안에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토스뱅크는 은행업 수익 창출의 근간이 할 수 있는 예대마진을 강화하고 있다. 50%를 밑도는 예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예대율이 낮은 은행일수록 향후 대출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예대율은 보유한 예금과 비교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100%를 넘으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토스뱅크의 예대율은 올해 1분기 말 44.5%에 그쳤다. 여신이 10조원에 육박하면서 예대율이 1년 만에 3배 넘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은행권에서 최저치다. 같은 시점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율인 95.3%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예대율도 80%대로 토스뱅크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관리는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은 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억원 증가했다. 은행은 여신을 안전성에 따라 5단계(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하는데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을 합쳐 부실여신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토스뱅크는 1분기에만 76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전입했다. 토스뱅크는 여수신 확대에 고삐를 죄며 시중은행 이하보다 낮은 수준으로 영업이익경비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막강한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등에 엎고 영업이익경비율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면서 실적을 개선했다"며 "사용자수를 감안할 때 토스뱅크도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실적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