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디에이·ANU, 글로벌 설계사와 컨소시엄 구성
삼우, 한강 조망 가능한 인피니티풀 조성
디에이, ‘프랑스 궁전식’ 조경 디자인
ANU, 한강변 가깝게 단지 배치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대한민국 대표 부촌인 압구정에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압구정2구역이 설계 공모에 나서며 미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설계사들은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궁전식 정원 등 초호화 설계안으로 조합원들의 마음 얻기에 나섰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 설계 공모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삼우),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디에이) 세 곳이 공모 후보로 확정됐다. 압구정지구의 경우 강남에서도 최고의 입지조건과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근래 볼 수 없던 스케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구역은 예상 설계 금액만 144억원에 달한다.
3개사 모두 해외 유명 설계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디에이는 디에이는 주거단지 설계에 특화된 설계사로 현재 잠실마이스와 힐튼 호텔 재건축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 고급 주거 설계로는 여의도 아크로 더원을 수주한 바 있다. 2구역 수주를 위해 프랑스 국립 도서관과 유럽연합(EU) 대법원 청사 등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손을 잡았다. 페로 건축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독일 베를린올림픽 벨로드롬 등에 대한 설계를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제3회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이기도 했다.
디에이는 2구역을 ‘압구정 APG(아페제)’를 타이틀로 전 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단지 중앙에 대형 공원을 두고 아파트 동들이 ‘ㄷ자’로 공원을 감싸고 있는 게 특징이다. 단지내 조경을 프랑스 궁전식 콘셉트로 조성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삼우 컨소시엄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조경 전문가 토마스 볼슬리와 함께 아파트 설계도를 그렸다. 모든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파트 최상층엔 층고 11m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20층 높이엔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인피니티풀을 배치하는 설계를 제시했다. 여기에 로봇이 보안 순찰에 나서고 택배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삼우는 “네이버의 두 번째 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설계한 경력이 있다”며 “압구정2구역도 로봇친화형 주거단지로 만들 것이다”고 내세웠다.
ANU는 한남동 나인원한남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2구역 설계수주를 위해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를 디자인한 미국 설계업체 SMDP와 조경업체 SWA, 구조업체 LERA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설계도는 아파트 단지를 최대한 한강변에 가깝게 촘촘하게 배치한 게 특징이다. 전체적인 주제를 ‘클라우드 나인’으로 했다. 아파트 상층 테라스 공간 디자인에 특히 힘을 줬기 때문이다.
2구역은 ‘신현대’라고 불리는 단지다. 현대 9·11·12차 3개 단지 전체 1924가구 규모다.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라 가구 수가 2700가구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3개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 가운데 하나를 투표로 선택할 예정이다.
2구역과 함께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는 압구정 3·4구역의 설계안도 조만간 공개된다. 3구역은 희림과 해안건축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압구정4구역은 ▲건원·삼하·SMDP 컨소시엄 ▲정림·JERDE 컨소시엄 ▲디에이건축·가람·캘리슨RTKL 컨소시엄 ▲희림 ▲토문·PLP아키텍처 컨소시엄 등이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