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방식···한국투자금융지주 전액 출자
자기자본 8조원 넘어서 IMA 신사업 진출도 가능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확보와 함께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며 IMA(종합투자계좌)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16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한국투자증권에 4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8000주로 기존 주식 1주 당 0.0002275주가 배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이번 증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7조6100억원이었다. 이번 증자로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그동안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5528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뱅크 매각에 따른 배당 수익 등으로 크게 늘었고 이번 유상증자로 다시 한 번 규모를 키우게 됐다.

자기자본이 증권사의 경쟁력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우선 유동성 확보로 재무 건전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1분기 말 한국투자증권의 NCR(순자본비율)은 1836.92%로 업계 상위 수준이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기준치인 100%를 밑돌 경우 금융당국의 개입이 발생한다.

자기자본이 증가한 만큼 신용융자, 주식담보대출 등 신용공여 한도도 늘어나게 됐다. 현재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다. 기존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 셈이다. 여기에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한도도 늘어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2조1681억원으로 한도에 가까워진 상황이었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면서 신사업 진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는 종합투자계좌(IMA)관리 업무가 허용된다. IMA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액을 모아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를 말한다. 이밖에 은행에만 겸업이 허용되고 있는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도 가능해진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 사진=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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