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엔화 투자 ETF 보유···전년 대비 거래대금 대폭 늘어
일학개미 순매수 종목에 GLOBAL X JAPAN ETF도 다수 이름 올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엔저(低)’ 현상이 지속되면서 엔테크(엔화+재테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덕을 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의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일본 주식 직투(직접투자)족인 ‘일학개미’의 장바구니에 합작법인인 ‘GLOBAL X JAPAN’의 ETF들이 담기고 있는 까닭이다.

1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최근 3개월 거래대금은 588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8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거래량도 640만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7만주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이 ETF를 30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화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에서 발표되는 ‘엔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며 엔화 가치가 상승할수록 수익률에 긍정적이다. 최근 일본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향후 반등을 기대하고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실제 엔저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고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8.9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기준 엔화 환율이 910원 아래로 내려갔던 것은 2015년 6월 26일(905.40원) 이후 약 8년 만이다.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 속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유지가 엔저에 영향을 미친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ETF뿐만 아니라 일본 직투에 나서는 일학개미의 선택도 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의 순매수 결제금액은 2760만달러(351억원)로 일본 주식 내에서 상위 두 번째에 위치했다. 이 ETF가 지난 4월에 상장한 데다 지난해 같은 기간 GLOBAL X JAPAN ETF가 순매수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모습이다.

GLOBAL X JAPAN은 2019년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와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ETF 전문 운용사다. 지난 3월 말 기준 GLOBAL X JAPAN은 일본 ETF 시장 진출 2년여만에 운용자산(AUM) 1000억엔(1조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일본 로봇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JAPAN ROBOTICS AI’(순매수 113만달러), 일본 대표 기술주에 투자하는 ‘GLOBAL X JAPAN TECH TOP20’(111만달러),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는 ‘GLOBAL X JAPAN GLOBAL LEADERS ESG’(93만달러), 일본 게임과 애니메이션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JAPAN GAMES AND ANIMATION’(42만달러) 등 ETF도 순매수 결제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렸다.

엔테크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투자 수요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일본 주식 직접 투자의 경우 시세 차익과 더불어 향후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며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아무래도 생소한 만큼 ETF를 활용한 투자 수요는 더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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