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교육지원청, 개원2초교 준공 때까지 초등생들도 개포중서 한학기 수업 진행 검토
원베일리 거주 초등생, 학급 과밀로 잠원초 전원 배정 어려울 수도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서울 강남권 곳곳에서 재건축을 이유로 초등학교가 휴교하고, 신축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 대거 입주하면서 초등과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서울 강남권 곳곳에서 초등학교 교실 부족을 이유로 입주를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특구라는 강남권 특성상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의 유입이 유독 많은데 학교 과밀 문제로 교육환경의 질이 되레 떨어지는 것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1단지 재건축) 단지 내에 있는 가칭 개원2 초등학교는 행정절차 재추진 등의 이유로 준공이 당초 계획인 2024년 3월보다 약 6개월 가량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를 하고도 공사가 한창이어서 단지 내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자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개원2초 배정 예정인 개포1단지 조합원과 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2단지 재건축) 입주민 등을 상대로 개원2초의 개교는 예정대로 하되, 인근의 개포중학교 교실에서 수업하다가 6개월 뒤쯤 초등학교가 준공되면 등교지를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포중에서 반년 다니고 이전하는 안과, 개원초에서 우선 개교하는 두가지 안 가운데 하나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과밀로 재건축 단지 입주예정자가 고민하는 게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8월 말 입주예정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의 초등생을 둔 부모들도 고민이 한창이다. 구반포에서는 주공1·2·4주구 등이 재건축을 이유로 멸실되며 반포초등학교가 올해 3월부터 휴교에 들어갔는데, 함께 반포초를 다니던 아크로리버파크 거주 초등생들도 잠원초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원베일리 입주 예정인 초등생까지 잠원초를 배정받을 경우 과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결국 교육지원청은 이달 초 잠원초 학생 수용 여건, 학부모 민원 사항 등을 이유로 조합에 원베일리 입주 학생 전체를 잠원초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원베일리 거주 일부 초등생은 맞은편 초등학교를 놔두고 반원초등학교까지 등교해야 할 처지다. 강남에서도 복잡하기로 손꼽히는 강남터미널 고가 쪽을 초등생들이 등하교를 위해 가로질러 가야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학교 증축이나, 급한대로 모듈러 교실 검토 등의 말도 나온다.

잠원동도 사정이 비슷하다. 앞선 두 단지처럼 사정이 급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말 분양예정인 메이플자이(한신4지구 재건축)도 인근에서 신반포 르엘 입주 등으로 가뜩이나 과밀인데 신축 아파트 입주 후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잠원역 앞 공터 시유지에 초등학교 신설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입주전에 지어질 지는 미지수다.

‘초품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등학교 접근성은 주택시장에서 시세를 형성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원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어린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지 내 학부모들이 가까운 학교를 선호한다”며 “초등학교가 멀리 배정되는 것은 전세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최근 동네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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