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데이터거래소 상품 건수 931건···카드사 중 ‘최다’
신한·KB국민·삼성카드 등 상위 카드사 제쳐
거래소 내 인기 공급 기업 4위 안착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본업인 카드 사업에서 수익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의 금융데이터 거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최근 금융데이터거래소 내 등록상품 건수 최다를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금융보안원이 운영하는 금융 부문 데이터 중개 플랫폼인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 등 국내 8개 전업카드사가 거래소에 등록한 데이터 건수는 총 547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초 카드사들의 데이터 상품 등록건수가 334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여 만에 63.6%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데이터 등록건수가 9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금융데이터거래소 내 인기 공급기업 1·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841건), KB국민카드(790건), 삼성카드(729건)보다도 많은 건수다.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롯데카드의 등록상품 건수는 219건에 불과했지만 석 달 만에 등록건수가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6월에만 455건의 상품을 등록하면서 건수가 크게 늘었다.
롯데카드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공급 중인 데이터는 ▲회원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 최신 소비 트렌드 ▲지역별/성별/연령별 소비 패턴 ▲업종별 소비 트렌드 ▲지역별 상권 평가 데이터 ▲업종별 재구매율 데이터 ▲유통/쇼핑 소비 데이터 등이다.
이 중 지난주 기준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데이터는 ‘유통 업종(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편의점) 카드소비트렌드 데이터’로 1만3491회 조회수를 나타냈으며, '서학/동학개미의 소비 및 투자 현황 분석‘ 데이터가 1만3571회로 뒤를 이었다. 두 상품은 거래소 주간 인기 상품 순위 1위와 4위, 월간 인기 상품 순위 3위와 8위에 올랐다.
그간 금융데이터거래 시장은 신한·KB국민·삼성카드 등 3파전으로 전개됐지만 롯데카드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금융거래소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공급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날 기준 전체 114개 참여 기업 가운데 롯데카드는 인기 공급 기업 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카드가 최근 데이터 거래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 문제로 신용판매, 카드론 등 기존 수익원의 업황이 악화하면서 신사업 발굴의 필요성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914억원)보다 40.5% 감소했다.
데이터 관련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하길 원하는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범수 롯데카드 datus 분석팀 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이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마케팅 전략 구축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근 한 달간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많은 데이터를 무료로 등록했다”며 “당사의 경우 유통 가맹점 소비가 많은 30~50대 고객 비중이 높은 편으로 이러한 강점을 살린 데이터를 통해 더욱 정교한 유통·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소상공인과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