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클, 항체치료제 개발 맵틱스와 혈관내피기능장애 관련 MOU체결
큐라클 경구용 합성의약품, 맵틱스 바이오 의약품 시너지 극대화 목표

./자료=큐라클, 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모세혈관에 주목해 난치성 혈관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큐라클이 맵틱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혈관내피기능장애 신약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큐라클의 합성의약품과 바이오 의약품인 맵틱스의 결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큐라클은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인 맵틱스와 혈관내피기능장애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및 전략적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큐라클은 이번 업무협약에 대해 “기존 저분자 화합물 중심의 파이프라인에서 항체 치료제라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확보해 파이프라인 확충 및 다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큐라클은 난치성 혈관질환 신약개발 기업이다. 혈관질환과 관련해 모세혈관에 주목한 접근법을 선보였다. 큐라클은 각종 염증질환을 유발하는 모든 염증세포의 조직 공격은 모세혈관의 파괴부터 시작된다는 점에 집중했다. 망막·신장 질환 등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원인이 혈관 기능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노화, 당뇨, 감염 등의 병리적 환경에서는 혈관내피세포의 활성인자가 생성된다. 모세혈관의 내피세포(심장내강, 동맥, 모세혈관, 정맥, 림프관의 내면을 덮는 단층의 편평한 세포. 내피를 구성하고 있는 부정형의 편평세포로, 서로 맞물려서 존재함)가 자극을 받으면 혈관 내피세포 기능에 변이가 생긴다. 이후 혈관 누수와 내피세포 연접이 파괴되고, 염증세포가 부착되기 시작한다. 염증반응의 악화로 인한 조직손상이 일어나고, 이는 내피세포의 사멸 및 혈전 생성, 비정상적인 혈관신생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모세혈관 이상과 내피세포의 기능 변화가 인체 내 다양한 조직부종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급성·만성 염증 질환의 병인(질병이나 병증을 일으키는 원인 또는 조건을 말함)을 발생시키고, 진행케 하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모세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은 ▲부종과 비정상적인 혈관 성장으로 발생하는 당뇨 황반부종 ▲모세혈관 누수, 염증으로 인한 급성 폐질환 ▲염증과 모세혈관 내피변이로 인한 지방간, 염증성 장 질환 ▲모세혈관 내피 변이가 원인이 되는 심근경색, 당뇨병성 신증 ▲혈관누수, 소실 등으로 인한 뇌졸중 등이다.

이에 큐라클은 ‘모세혈관내피 타깃’이라는 새로운 접근으로 혈관질환 3세대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혈관질환은 관상동맥 등 큰 혈관 위주로 연구가 진행됐다. 1세대 치료제는 관상동맥혈관 중심이었고, 2세대 치료제는 성장인자를 타깃하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으로 병인 기전이 복잡한데다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제는 부재한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3세대 모세혈관내피 타깃으로 개념을 변화시켜, 한계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밀착 연접이 손상돼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백혈구가 유출돼 혈관벽 염증상태가 유발된 모습. 염증으로 인해 혈전이 생성되고, 기존 혈관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병리적 상태 관련 그림./
밀착 연접이 손상돼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백혈구가 유출돼 혈관벽 염증상태가 유발된 모습. 염증으로 인해 혈전이 생성되고, 기존 혈관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병리적 상태 관련 그림./자료=Frontiers in Medicine(2022), 큐라클 홈페이지

이를 위해 혈관내피 기능장애 차단을 표적하고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갖췄다. 종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저분자 물질을 스크리닝하는 플랫폼, 솔바디스(SOLVADYS®)다. 질병으로 인해 모세혈관에 나타나는 조직의 병리적인 특징을 분석해내는 시스템으로 빠른 속도로 다중 표적 적용 고효율 유효물질을 합성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세계 최초의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인 CU06이 있다. CU06은 다양한 내피세포 기능장애에서 유래하는 난치성 혈관관련 질환의 치료제로, 솔바디스 플랫폼 기술로 도출된 저분자 물질로 혈관내피세포의 손상, 과투과성 및 염증을 저해한다는 설명이다. 혈관벽의 안정화 장벽을 유지하는 원리다. 혈관 내피세포 연접을 안정화시켜 과투과성을 억제하고, 관련 신호전달 체계를 저해해 혈관 내피세포 염증을 억제하는 원리다. 혈관 내피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CU06의 적응증은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이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시력을 담당하는 빛 감각층인 황반에 액체가 침투해 붓는 질환으로 증상이 악화될 경우 실명 유발의 위험이 있다. 현재 주요 치료법은 안구 내 주사다. 습성 황반변성은 안구 내의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신경조직인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시력이 감소하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생긴다.

특히 안구 내 직접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바꿔 환자 편의성을 향상했다. 2021년 10월 프랑스 안과전문기업 떼아 사에 기술수출을 완료했으며, 당뇨병성 황반부종 적응증으로 현재 미국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습성 황반변성 적응증은 글로벌 임상 2상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CU01도 있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장의 세포와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현재, 당뇨병성 신증의 치료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당뇨병성 신증의 합병증인 신장기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거나 신장 섬유화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없는 실정이다.

CU01은 신장 섬유화, 만성신장질환, 당뇨병성 신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해 신장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항산화 반응을 조절하는 인자인 Nrf2를 활성화해 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는 원리다. Nrf2가 활성화되면 전염증성 신호전달을 억제해 염증 해소를 촉진하고, 섬유화 억제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 기술을 내세운 만큼, 파이프라인 확장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CU06을 확장한 파이프라인 CU104(적응증 궤양성 대장염) CU106(면역항암제 병용) CU301(건선) 등이다. 특히 CU106은 혈관 안정화를 통해 혈관 관류를 정상화, 면역요법의 효과를 높일 수 있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CU106은 비정상적인 종양 혈관과 관련이 있는 종양미세환경(TME, tumor microenvironment)에 주목했다. 항암치료에서는 최근 종양미세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종양미세환경이란 암 주변의 환경을 뜻한다. 종양을 둘러싼 기질이 악성 세포의 성장 및 진행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종양미세환경의 변화는 비정상적인 종양 혈관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혈관 밀도를 낮추고 구조적인 장애를 유발해 항암치료효과를 제한하는데, CU106은 종양 혈관의 이상과 누출 등으로 인한 약물 전달 장애를 개선한다. 통제되지 않는 종양 혈관 신생을 감소시키고, 혈관기능을 정상화한다. 종양미세환경을 면역을 억제하는 게 아닌 지원하는 환경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게 큐라클 측 설명이다. 

큐라클은 맵틱스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맵틱스와는 혈관내피기능장애를 전문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라며 "목표로 하는 시장이 같은만큼, 합성의약품이 주 제품인 큐라클과 바이오로직스가 주인 맵틱스가 협력해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을 함께 갖춰 경쟁력을 높이고자 공동개발 협력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너지 있는 영역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맵틱스의 파이프라인 중 망막혈관질환에 쓰이는 항체가 있는데, 큐라클도 관련 경구용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경구용과 항체 치료제를 갖춤으로써, 황반변성 시장 주요 제품인 아일리아 등과 경쟁해보고자 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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