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AT “민간 투자 활성화, 정부의 수요처 역할 중요”
연내 韓 상륙 스타링크 “B2C 서비스 출시도 검토”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6G 등 차세대통신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수요처 역할을 해야 한단 주장이 나왔다.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위성통신 연구개발(R&D) 사업과 인프라 구축 사업을 별개로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왔다. R&D 사업은 글로벌 대비 높은 수준의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인프라 구축은 해외 위성 시스템을 조달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한단 것이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차세대통신–통신용 저궤도 위성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12대 국가전략기술 전문가 연속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차세대통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오는 2028년 이후 새로운 주파수 대역의 상용화를 목표로 6G·오픈랜·저궤도 위성통신 등의 원천기술연구와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 이 중 차세대통신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저궤도 위성통신의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국은 1만3000여기의 저궤도 위성발사를 통한 위성통신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영국의 원웹도 이미 428기를 발사해 알래스카·캐나다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카이퍼’도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허가를 거쳐 내년 1분기 위성을 발사한다.
3400기의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북미·호주·유럽 등 40여개 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최근 한국 내 서비스 개시를 위해 스타링크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 “R&D와 인프라 구축 사업 별개 추진해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년째 추진해 온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은 발사체 활용 계획과 향후 성과 활용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단 사유로 올해 또다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에서 탈락했다. 글로벌 대비 차세대통신 기술개발 수준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가운데 진행된 간담회에서 사업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전략 수립을 촉구했다.
최경일 KT SAT 기술총괄 전무는 “위성 서비스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일지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정부가 직접 제작해 운영하기 보단 수요처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며 “해외의 블랙스카이 등 기업이 크는 배경엔 정부가 그 회사들의 영상을 사주고 쓰겠다고 보장해주면 민간회사는 투자한다. 민간 시장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선 수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동욱 SK텔레콤 인프라기술부문 뉴커넥티비팀 팀장은 “미국 FCC와 같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한 사례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향후 6G 시대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위성과 지상망이 통합돼 고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상황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부탁한다. 또 이와 관련한 국책과제도 잘 진행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국가 R&D 사업과 국가 인프라 구축사업은 별개 사업으로 구축해 진행할 필요가 있단 주장도 나왔다.
최 전무는 “R&D 사업은 실패해도 괜찮은, 훨씬 더 도전적이고 외국 기술에 비해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여야 한다”며 “위성통신 인프라 구축은 조달방식을 통해 최첨단 기술을 가진 해외 위성 시스템을 사오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운영하고, 그 하드웨어 위에서 서비스 산업을 키우는 전략을 세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연진 과기정통부 전파방송관리과 과장은 “우주검증이력 부재로 시장 진입에 한계가 있지만 국내에 우수한 기업이 많다. 6G 시대엔 위성과 지상망이 떼려야 뗼 수 없는 관계로 자리매김할 것이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해서 6G 시대에도 이동통신 강국이란 타이틀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며 “기술개발 중요성에 대해 언급을 많이 했는데, 성과를 빨리 못 내서 죄송하다. 정부는 국민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스타링크 “B2C 서비스 출시 고려 중···제4이통 진출은 논의 후 답할 것”
이날 간담회엔 스타링크도 참석해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뿐만 아니라 소비자(B2C) 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스타링크코리아는 과기정통부로부터 국경 간 공급협정 및 승인절차를 진행중이다.
샤론 장 스타링크 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 매니저는 “한국에서 상용화된 서비스 출시를 계획 중이다. 관련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서 구체화한 뒤 서면으로 설명하겠다”면서도 “한국 시장에서 B2C 서비스 또한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스타링크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 서비스 시점을 4분기로 공지한 상태다.
그는 “한국 내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협업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업하기 위해선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규제 관련해서 밟아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이런 것들이 마무리되면 보다 적극적인 협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스타링크는 정부의 28㎓ 주파수 신규할당 및 제4이동통신 진출 가능성에 대해 “오늘 말하기는 어렵다”며 “추후 관련 논의가 진행 되는 대로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