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브랜드 충전기 전국 900여기 달해···올해 1100기 이상으로 설치 확대 예정
벤츠 충전기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전시장에 설치된 충전기 포함해 200여기 그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BMW가 충전 인프라를 늘려나가며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 메르세데스-벤츠는 충전기 확대엔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을 보이는데, BMW가 충전 서비스 확대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BMW 코리아에 따르면 전국 호텔 및 리조트 위주로 ‘BMW 차징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등 브랜드 충전기 확대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영종도에 설치된 BMW 차징 스테이션을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충전 시설을 늘려나가고 있다. BMW 차징 스테이션은 BMW에서 운영하는 충전소로, 급속 충전기와 완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는 공간이다.
현재 BMW는 충전소 내 설치된 충전기와 개별적으로 설치된 충전기를 포함해 약 900여기의 브랜드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BMW 충전기 수는 877기다. 올해 1100기 이상까지 브랜드 충전기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충전 시설 확대와 관련해 BMW 관계자는 “아직 국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브랜드 충전기를 늘려가며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BMW 외 다른 전기차주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는 브랜드 충전기 확대에 경쟁사 BMW보다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벤츠는 지난 2021년 말 이후 브랜드 충전소가 늘어나지 않았다.
현재 벤츠의 충전기가 설치된 ‘EQ충전소’는 ▲부산 신세계 백화점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서울 성파구 롯데월드타워 ▲경기도 남양주 스타벅스 북한강R점 네 곳에 그친다. 충전소 당 보통 충전기 5기 내외가 설치돼 있다고 가정했을 때, 전국에 900여기의 충전기가 설치된 BMW보단 브랜드 충전기 수가 적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EQ충전소 외 전시장 등에 총 200여기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고 국내 충전기 업체와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벤츠 차지 앱을 이용하면 전국에 설치된 18만기의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 전용 충전기는 아니지만,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으로 이용할 경우 일부 비용 혜택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벤츠는 국내 충전기 업체 ‘차지비’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차지’ 앱을 실행하면 전국에 설치된 차지비 충전기 정보가 나타난다.
다만 해당 서비스는 BMW 역시 제공하고 있어 벤츠만의 차별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BMW 역시 차지비와 협업 중이다. ‘BMW 차징’ 앱을 켜면 마찬가지로 전국에 설치된 차지비의 위치와 이용 현황이 나온다.
충전업계 관계자는 “충전기 운영은 번거롭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설치·관리는 보통 충전업체에 맡긴다”며 “브랜드 충전기 역시 완성차 업체 이름이 걸려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직접 설치·관리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브랜드 충전기가 많을 경우 해당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BMW가 브랜드 충전소인 BMW 차징 스테이션을 호텔 및 리조트 근처에 설치하고 있다. 호텔·리조트 등 고급 편의시설 위주로 충전소를 설치하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테슬라 역시 충전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했다. 테슬라는 급속충전소 ‘수퍼차저’와 완속충전기 ‘데스티네이션 차저’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BMW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BMW는 벤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충전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차량을 판매하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투자를 이어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현재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선 벤츠가 BMW를 앞서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1~5월 벤츠와 BMW는 각각 2878대, 224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 하반기 BMW는 i5 출시로 전기차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벤츠는 올여름 EQE SUV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