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7개 카드사 이자비용 8945억원···전년比 68.9% 증가
지난해 높은 금리로 발행한 여전채 만기 지속
여전채 발행 물량 및 차입금 증가 영향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올해도 이자비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연속 동결에 따라 여신전문채권(여전채) 발행 환경이 개선됐지만 여전채 발행액과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이자비용은 89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296억원)보다 68.9%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지난해 1분기 60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02억원으로 113.6% 급증하며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1년 새 56.4% 증가한 2059억원의 이자비용을 기록하면서 카드사 중 금액이 가장 컸다.
카드사들의 이자비용 증가는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여파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6.088%까지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높은 금리로 발행했던 여전채의 상당 부분이 아직 만기가 유지되고 있는 탓에 과거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초 3%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4%대로 다시 올라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4.148%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낮아졌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 여전채 금리가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올해 들어 여전채 발행량이 늘어남에 따라 금리가 다소 낮아졌음에도 전체적인 이자비용 액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액은 2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기준 한달 간 발행액이 1조65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늘어난 차입금도 이자비용 증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일반차입금 규모는 3조35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외부로부터 빌린 금액이 많아지면 그에 따른 이자비용 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있는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채권 발행 등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따라서 이자비용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과거에 비교적 높은 금리로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이어지고 있고 금리가 낮아진 최근에도 여전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이자비용 지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로부터 빌린 차입금 규모도 작년보다 크게 늘었는데 이 역시 이자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