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AI 열풍에 국내 증시 의료AI 관련주 급등세 지속
1분기 매출 대폭 늘고 적자폭 축소하며 흑자전환 기대↑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 엔비디아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열풍이 국내 증시에서 루닛·뷰노·딥노이드·제이엘케이 등 이른바 의료AI ‘빅4’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의료AI 대장주인 루닛의 경우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으며 다른 기업들도 최근 주가급등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의료AI ‘빅4’는 모두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급증하고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었다. 흑자전환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의료AI 주도하는 루닛과 뷰노·딥노이드·제이엘케이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루닛 주가는 이날 5.65% 상승한 9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루닛 주가는 이날 장중 사상 최고가인 10만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뷰노 역시 이날 17.37% 급등한 2만3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뷰노 주가 역시 이날 장중 역대 최고가인 2만49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딥노이드와 제이엘케이 역시 최근 주가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루닛과 뷰노, 딥노이드, 제이엘케이는 국내 증시에서 의료 AI 빅4라고 불리는 대표종목들이다. 제이엘케이는 2019년 상장했고 뷰노와 딥노이드는 2021년에, 루닛은 지난해 증시에 입성했다.
이들은 증시 입성 이후 한동안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로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이 국내 증시에서 의료AI 관련주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말 대비 이날 종가를 비교하면 루닛 주가는 5만2800원에서 9만7200원으로 두 배가 됐다. 뷰노 주가는 1만6580원에서 2만3650원으로 뛰었다. 딥노이드 주가는 814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제이엘케이 주가도 5420원에서 1만2160원으로 급등했다.
루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공학도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로 딥러닝을 활용해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제품은 암진단 영상판독 보조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단백질 특성을 알려주는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스코프’다.
뷰노는 루닛의 라이벌 회사로 꼽히며 생체신호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표제품은 ‘뷰노메드 딥카스인데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심정지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딥카스는 지난해 AI 의료기기로는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신의료기술 평가유예)로 확정되어 상급병원 납품이 확대되고 있다.
딥노이드는 엑스레이 영상정보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판독 및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최근에는 산업용으로 영상판독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제이엘케이 역시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플랫폼업체인데 최근 인공지능 기반 뇌경색 진단 솔루션 JBS-01K가 혁신의료기기에 지정되면서 수익화에 나서고 있다.
◇ 매출 급증·적자폭 축소···수출 성장주 도약 기대
최근 의료AI 관련 기업들의 주가 급등을 단순히 테마주 열풍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의료AI 기업들이 올해 들어 매출이 급증하고 적자 폭이 급감하는 등 실적 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루닛의 경우 매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020년 14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6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38억원으로 두 배가 됐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110억원의 매출을 단 한 분기만에 거뒀다. 매출은 급증했지만 영업손실은 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4억원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뷰노와 딥노이드, 제이엘케이 역시 올해 1분기 들어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급증하고 영업손실 폭이 축소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루닛을 시작으로 4개 기업 모두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들의 흑자전환 발판은 내수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2025년 약 40~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의료AI 관련 기업들 역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 넓히고 있다. 루닛의 경우 지난해 연간매출의 80%는 해외 매출이었을 정도다.
뷰노는 루닛과 달리 그동안 내수시장에 집중했지만 올해부터 해외로 입지를 적극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지사를 설립한 상태다.
딥노이드와 제이엘케이 역시 최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인허가 및 특허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