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환경 변화에 ELS 발행금액 올 들어 증가세
저녹인 고수익률 내건 상품 상대적인 매력도 높아져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 표정 바뀔 수 있어 유의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이 조금씩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낮아진 데다 치솟았던 시장 금리도 안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ELS 투자 매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증권사들도 ‘저(低)녹인(knock-in·원금손실구간), 고(高)수익률’ 상품을 내걸며 투자자 모으기에 공을 들이고 있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ELS 발행액(이하 원화+외화)이 올들어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1조4326억원이었던 ELS 발행액은 올해 1월 1조6576억원, 2월 2조3928억원, 3월 2조7003억원, 4월 3조6778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의 경우 전월보다 감소한 2조9113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동안 ELS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회복세로 평가된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고 글로벌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높은 금리를 내건 예·적금이나 채권 등 인컴형 자산의 인기가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ELS가 외면됐다. 게다가 증시 급락에 조기 상환은 커녕 녹인 이슈도 불거졌었다. 

그러다 올 들어서 상황 반전을 맞은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정점론이 확산됐고 치솟았던 시장 금리도 안정화됐다. 증시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국 지역 은행 리스크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이슈가 지나가면서 급락 공포가 잦아들었다. 이에 국내외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조기 상환 기대감이 높아졌다. 

실제 올 들어 ELS 조기 상환 규모가 커졌다. 올해 1월 1조6830억원이었던 조기상환액은 2월 2조256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3월 4조1344억원까지 급증했다. 올해 4월과 5월에도 각각 3조8771억원, 2조5708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4분기만 하더라도 월평균 조기 상환액이 2조원 수준이었다. ELS 조기 상환은 주로 재투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ELS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상품 경쟁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연 8~9% 세전 수익률을 내건 저녹인 지수형 ELS가 다수 나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이날 청약이 종료된 키움증권의 ‘제2379회파생결합증권’의 경우 S&P500, NIKKEI225,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연 8% 세전 수익률을 내걸었다. 최초 조기상환 조건이 기초자산 기준가의 85%로 허들을 낮춘 데다 녹인도 40%로 안정성을 높였다.

증권사들이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는 점도 최근 시장 분위기를 대변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온라인 거래 계좌(뱅키스)로 ELS 상품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ELS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어놓은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리스크가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절세 계좌를 이용하면 ELS 투자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어 기대 성과 측면에선 일반 예·적금 대비 매력적”이라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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