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KB 선도아파트50 지수 89 기록,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
매수심리 회복세 보이지만 양극화 심해질 듯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5월 거래된 서울 한강변 신고가 거래 사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한강변 단지에서 신고가 기록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으로 봤을 땐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주택 트렌드인 서울 한강변에서는 연이어 최고가 손바뀜이 성사되자 분위기 반전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4일 3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시공사 삼성물산과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협상으로 추가분담금 증액 가능성도 높은데다, 조합 업무를 진두지휘 해 온 한형기 전 부조합장까지 직무정지를 겪는 등 내부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집값은 이와 별개로 고공행진 하는 것이다. 이번에 거래된 매물은 저층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가 대비 4500만원 가량 높은 값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국민평형 40억원대 도래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은 물론 고층 한강뷰는 50억원까지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루 뒤인 지난달 15일에는 청담자이에서도 전용 89㎡가 36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며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고가 대비 5500만원 높은 값이다. 해당 타입은 거실과 방 등에서 막힘없는 한강뷰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타입으로, 해당 타입보다 전용면적이 1㎡ 큰 타입에 비해서도 수억원 높게 거래가 이뤄진다.

각종 호재가 이어지는 여의도 역시 준공한 지 반백 년에 다다르고 있음에도 신고가 기록이 나왔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준공 45년차 미성 전용 162㎡는 2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종전 최고가인 23억원 대비 9억4500만원이나 오른 수준이다. 여의도 광장아파트도 같은 날 전용 117㎡가 20억원에 거래되며 종전최고가 16억8000만원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거래일 하루 전 서울시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공개한 것이 신고가 거래 기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디지털금융지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 총 4개의 지구로 나누고 건축물의 용적률과 높이, 용도에 대한 완화 및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똘똘한 한 채가 될 수 있는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것은 대출을 포함한 규제완화에 따라 매수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공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이번 주(지난달 29일 기준)에는 83.1을 기록하며 13주째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15일(83.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란 부동산원이 협력 중개업소들을 조사해 아파트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강도를 1~200 사이 숫자로 나타낸 지표로, 올해 2월 초 66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고 있다.

국내 50개 랜드마크 아파트 전국 시가총액 톱 50위 대장주 아파트 매매가격도 11개월 만에 방향을 틀고 상승 반전했다. KB부동산의 5월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이달 0.1% 상승했다. 지난해 6월(0.06%)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장 아파트들이 반등에 성공한 반면, 5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58% 하락했고 아파트는 0.85% 하락했다”며 “부동산 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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