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EQS는 안정감, AMG EQE는 빠른 속도감이 특징···전기차 장점 극대화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친환경 흐름에 맞춰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다. 그간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했음에도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성능 AMG 브랜드 역시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AMG EQS와 AMG EQE엔 벤츠의 기술력과 프리미엄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기존과 다른 전기차만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고급스러움은 살렸다. 최근 고성능 전기차 출시가 늘어나는 상황에도 벤츠만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1일 경기도 용인시 스피드웨이에서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가 열렸다. 이번 시승 행사엔 다양한 AMG 차량이 이용됐는데, 서킷 주행을 통해 전기차 ‘AMG EQS 53 4MATIC+’와 ‘AMG EQE 53 4MATIC+’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폭발적인 가속과 부드러운 제동···전기차 장점 제대로 살려
이젠 많이 알려졌듯이, 전기차의 장점은 빠른 가속력에 있다. AMG EQS·EQE 역시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췄다. 다만 이번 시승에선 전기차만의 또 다른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동력’이다. AMG EQS와 AMG EQE에선 안정적인 제동력이 눈에 띄었다.
빠른 가속력과 제동력은 서킷 주행을 하는 데 있어서 즐거움과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직선 구간에선 빠르게 속도를 높이다가 급커브 구간에선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흔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운전의 재미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AMG EQS·EQE는 달랐다. 빠른 가속과 안정적인 제동을 통해 서킷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빠른 가속과 제동은 자칫 급가속, 급감속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전기차 운행 시 멀미가 난다는 이유도 급가속, 급감속 때문이다. AMG EQS·EQE는 가속력과 제동력을 살리되, 속도의 부드러운 연결감을 살렸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가감속이 이뤄지는 만큼 어느 정도 몸이 쏠리는 느낌은 있었다. 다만 다른 전기차처럼 가감속 시 툭 끊기는 느낌은 덜했다. 스포츠 플러스모드 시 나오는 가상의 엔진음 또한 전기차 특유의 주행 이질감을 줄였다.
차체 중심 역시 잘 잡혀있다. 100km/h가 넘는 속도로 곡선 구간을 지나도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차량 속도에 따라 뒷바퀴 회전 반경을 조절하는 ‘AMG 리어 액슬 스티어링’도 조향을 도왔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AMG EQS는 최대 9도, AMG EQE는 최대 3.6도까지 회전 반경이 줄어든다. 대형 세단임에도 코너링이 두렵지 않았다.
◇안정감 느껴지는 AMG EQS···속도감 확실한 AMG EQE
전반적인 주행감을 비교했을 때 AMG EQS와 AMG EQE 사이에서 눈에 띄게 큰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AMG EQS에선 안정적인 제동이, AMG EQE에선 폭발적인 가속이 좀 더 부각됐다.
AMG EQS는 제동 페달을 밟을 때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이 진동은 운전자가 어느 정도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는지 확실히 알려줬다. 고속 주행에서도 브레이크가 확실히 작동하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미세한 컨트롤을 할 수 있었다.
AMG EQE는 빠른 가속력과 좀 더 작은 차체로 속도감을 즐기기에 용이했다. AMG EQE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3.5초다. AMG EQS의 제로백 3.8초보다 좀 더 빠르다. 사실 체감할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차체가 좀 더 작은 탓에 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디자인 또한 큰 차이가 없다. AMG EQS와 AMG EQE 실외와 실내 모두 패밀리룩을 이뤘다. 실외는 매끄러운 유선형 디자인으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모습이다. 실내엔 일체형의 널찍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1열 전면부에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AMG EQS의 최고출력은 484kW, 최대토크는 950Nm다. AMG EQS엔 12개의 배터리 모듈이 들어갔다. 배터리 용량은 107.8kWh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97km다. 판매가격은 2억1300만원이다.
AMG EQE의 최고출력은 460kW, 최대토크는 950Nm다. AMG EQE엔 10개의 배터리 모듈이 들어갔다. 배터리 용량은 90.56kWh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4km다. 판매가격은 1억4380만원이다.
◇2030년까지 전 차종 전기차로 전환·····수입차 전기차 판매량 1위
AMG EQS, AMG EQE엔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는 벤츠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간 엔진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한 벤츠지만, 고성능 브랜드인 AMG마저 전기차 브랜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앞서 올라 셸레니우스 다임러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각 브랜드마다 ‘판매량’ ‘신차비율’ 등 다양한 조건을 통해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 계획을 밝혀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벤츠의 계획은 급진적인 편이다.
실제로 벤츠는 국내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전기차종을 출시했다. 현재 세부 모델을 제외하더라도 ▲AMG EQS ▲AMG EQE ▲EQS ▲EQS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QE ▲EQB ▲EQA 등 가장 많은 전기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EQE SUV도 판매될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량도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벤츠는 총 217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BMW 1509대, 쉐보레 518대, 포르쉐 401대, 볼보 387대보다도 판매량이 많다. 심지어 국내에선 테슬라보다도 많이 판매됐다. 카이즈유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테슬라는 1417대가 신차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