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NIM 1.76%···직전 분기 대비 1%p '급등'
건전성 관리로 충당금 부담 낮추는 것이 관건
"주담대, 전세대출 상품 출시 앞당겨야"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수익성이 크게 뛰어오르는 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 연내 흑자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출시 시기를 앞당겨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큰 신용대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순이자마진·NIM)은 1.76%로 직전 분기 대비 약 1%포인트 크게 뛰어올랐다. 설립 이후 최초로 1%선으로 올라섰다. 그 결과 나머지 인터넷은행과도 격차도 크게 줄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올 1분기 NIM은 각각 2.62%, 2.34%를 기록했다. 

토스뱅크가 제대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이유는 대출자산 성장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출잔액은 9조306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7000억원 늘어났다. 1분기에는 가계대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었기에 의미 있는 성장세라는 평가다. 여기에 대출자산의 95%가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상품으로만 구성된 점도 가파른 수익성 향상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 수익성이 계속 오르면 올해 안에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NIM이 상승한 덕분에 토스뱅크는 1분기에 출범 이후 가장 적은 적자규모(-28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자료=토스뱅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다만 흑자전환 시기를 당기기 위해선 건전성 관리가 핵심이란 평가가 나온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 그만큼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가운데 손실이  발생할 규모를 미리 파악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충당금이 증가할수록 당기순익은 감소한다.

토스뱅크의 1분기 연체율은 1.25%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 1%선을 넘긴 곳은 토스뱅크, 전북은행 둘 뿐이다.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부실등급(NPL·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는 몫이 차지하는 비율도 1.04%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비중이 1%를 넘는 것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토스뱅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이유는 인터넷은행 가운데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06%로 카카오뱅크(25.7%), 케이뱅크(23.9%)보다 월등히 높다. 이에 토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44%) 달성도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약 5%, 9%포인트 올려야하는 상황이다. 

토스뱅크는 이미 충당금을 많이 쌓아놓았기에 대규모 부실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게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이유도 충당금을 미리 대규모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비율(NPL커버리지)은 269.36%으로 은행권 최상위를 기록했다. NPL커버리지가 260%를 넘기는 곳은 국민·우리은행 정도 뿐이다. 

하지만 자산건전성이 계속 빠른 속도로 악화된다면 그만큼 적자 탈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빠른 시일 내에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담보대출은 부실에 빠지면 신용대출보다 손실 규모가 적은 만큼 충당금도 상대적으로 덜 쌓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담보대출을 늘리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담보대출 상품을 통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다면 신용대출을 무리하게 늘릴 필요가 줄어든다. 그만큼 확대해야 할 중저신용자대출 규모도 감소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인 예대사업 구조 확보 및 비이자수익 확대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실현되고 있다”며 “전월세자금대출 및 공동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도 강화해 신뢰 받는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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