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현대차 해외 판매 전문가 황기영 상무 영입···수출 활로 모색
르노코리아, 국내 영업 총괄에 황재섭 GM 영업담당 선임···내수 판매 회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각자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서 쇄신에 나선다.

양 사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수출과 내수 시장에서 전문가 영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는 해외 전문가 영입을 통해 수출 시장을, 르노코리아는 영업전문가를 영입해 내수 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올해 초 현대차 출신 황기영 상무를 유럽·러시아 사업부장으로 새로 영입했다.

황기영 상무는 현대차에서 북미와 유럽 판매 법인에서 팀장 및 부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러시아와 영국 법인에서 법인장을 맡는 등 해외 시장 전문가로 알려졌다.

KG모빌리티가 올해 황 상무를 영입한 배경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수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KG모빌리티를 제외하면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 전체 판매는 739만여대였으며, 이 중 해외 판매가 600만여대로 81%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KG모빌리티는 전체 판매 11만3000여대 중 수출 판매는 4만5000여대로 39.8% 수준에 그쳤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013년엔 해외에서 7만8740대를 판매하며 수출이 활발했으나,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감소하며 지난 2020년엔 1만9000여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KG모빌리티 수출 감소 주요 원인은 러시아 시장 철수 때문이다.

러시아는 KG모빌리티가 한 때 연 4만대를 수출 할 정도로 주요 시장이었으나,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서방 제재 강화와 루블화 폭락 등이 겹치면서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KG모빌리티가 현대차 러시아 법인장을 역임한 황 상무를 영입한 것도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금 당장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 진입이 쉽지 않지만, 향후 상황이 진정되면 재판매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황 상무는 러시아 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에서도 활약한 경험이 있는 만큼 KG모빌리티 수출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을 꼽기도 했다.

곽재선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재 수출 비중이 예년 대비 10~20%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수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내수 보다는 수출 위주 전략을 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르노코리아는 이와 반대로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내 영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1일자로 국내 영업조직을 총괄할 새로운 임원으로 GM한국사업장 출신 황재섭 전무를 선임했다.

황재섭 르노코리아 국내영업총괄 전무. / 사진=르노코리아
황재섭 르노코리아 전무. / 사진=르노코리아

황재섭 전무는 30년 넘게 국내 자동차 영업 전문가로 활약했으며 영업 현장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치며 일선 담당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형성해 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코리아는 황 전무 영입을 통해 영업조직을 재정비하고 영업 일선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황 전무 영입은 그동안 부진했던 르노코리아의 국내 시장 반전을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는 올 1~4월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41.5% 감소한 8771대에 그치며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거기에 올해 GM한국사업장은 트랙스를, KG모빌리티는 토레스 전기차 등 신차 출시가 기다리고 있는데 비해 르노코리아는 마땅한 신차가 없어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황 전무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기존 인기 모델인 QM6와 XM3 판매를 확대하며 내수 시장 분위기 반전에 나설 방침이다. QM6는 한 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저력이 있는 모델이며, LPG 모델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르노코리아는 QM6와 함께 내년 ‘오로라 프로젝트’로 불리는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신차 출시도 준비하고 있어 황 전무 영입과 함께 내수 시장 재도약을 위한 기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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