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 16개 IPO 일반 청약 계획
AI에서 XR까지 다양한 기업 청약 나서
내달 26일부터 상한 400%, 흥행 영향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공모주 시장에서 중소형 IPO(기업공개) 위주의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에도 중소형 IPO들이 다수 시장에 나와 주목된다. 올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2차전지와 인공지능(AI)에서부터 산업용 확장현실(XR)까지 다양한 업종의 IPO들이 투자자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내달 IPO 시장의 변수 중 하나로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 완화 적용이 꼽히고 있다. 새롭게 상장한 종목의 균형 가격 발견이 빠르게 결정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공모가 대비 400% 상승을 노린 자금의 유입으로 시장 활성화 기대감도 감돈다.
◇ 6월 올 들어 최다 IPO 대기···중소형 위주는 여전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내달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서는 IPO는 16곳에 이른다. 이는 월간 기준 올들어 가장 많은 기업이 일반 청약에 나서는 것으로, 이 중 일반 기업 IPO는 10곳이고 나머지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다.
내달 일반 청약에 나서는 IPO를 살펴보면 이른바 ‘대어’는 없는 상태다. 가장 공모금액이 큰 IPO는 필에너지로 희망공모가 밴드(2만6300~3만원) 상단 기준 844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필에너지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설비 회사 필옵틱스가 2020년 2월 에너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2차전지 스태킹(Stacking)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올해 증시 트렌드로 급부상한 AI 관련 IPO도 내달 다수 등장해 눈길을 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내달 20~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인 시큐센은 AI 기반 바이오인증 및 보안 플랫폼 기업이다. 내달 21~22일 일반 청약을 계획하고 있는 오픈놀은 구인구직 AI 매칭 플랫폼 ‘미니인턴’을 내세우고 있다.
XR 전문 기업들이 IPO 시장 문을 두드린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내달 26~27일 일반 청약에 나설 버넥트는 산업용 XR 솔루션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원격 현장관리 XR 솔루션 ‘버넥트 리모트(Remote)’, 디지털 정보 제작 XR 솔루션 ‘버넥트 메이크(Make)’ 등 솔루션이 있다. 이어 27~28일 청약을 계획하고 있는 이노시뮬레이션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와 XR 가상훈련시스템 등을 시장에 공급 중이다.
이 밖에 바이오 관련 기업들도 다수 청약에 나선다. 백신 및 면역증강제 개발 전문 기업 큐라티스는 내달 5일과 7일 양일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고,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업체 프로테옴텍은 내달 7~8일 동안 일반 청약을 받는다.
◇ 새내기주 가격 제한폭 완화 제도 시행, 변수될까
6월 IPO에서 주목되는 점은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바뀐다는 부분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내달 26일부터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신규상장일 당일 시초가 교란행위를 차단하고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기능을 제고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내달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IPO 중에서 일부는 바뀐 제도로 상장해 그 영향이 주목된다. 현행 기준으로는 새로운 종목이 주식시장에 상장될 때 공모가격의 90∼200% 내에서 호가를 접수해 시가를 결정한다. 가격 제한폭은 기존 상장 종목과 마찬가지로 시가 기준 상하한 30%다. 이를 공모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변동폭은 63~260%다.
그러나 내달 26일부터 상장하는 종목들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가격 상한폭은 공모가의 400%이며 하한폭은 60%다. 현행보다 상한폭이 더욱 넓어지는 것이다. 예컨대 공모가가 1만원인 새내기주는 상장 첫날 6000~4만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현행으로는 공모가 기준 6300~2만6000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일각에서는 상승 상한이 높아진 이후 보다 많은 자금이 IPO 청약 시장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가 대비 최대 4배까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 열기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상장 당일 높은 변동성이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장 당일 투자보다는 청약에 집중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공모주 평가의 편향성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점에선 IPO 간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수 있다는 평가도 일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 시장은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의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적은 유통물량과 작은 공모 규모의 IPO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공모가 4배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경우 기업의 성장성보다는 이 같은 요소들을 갖춘 기업들만 흥행하는 경향이 심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