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기업 당초 예상보다 2배 증가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나노종합기술원(나노종기원)이 지난 2021년에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이후 2년간의 가동을 통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자립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향후 테스트베드 장비 확충과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반도체 원천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나노종기원은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12인치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서비스 개선 설명회’를 열고 구축 현황과 국산화 사례를 발표했다. 이 기관은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국산화 중요성이 높아지자 4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2인치 테스트베드를 조성했다. 삼성전자에서 핵심 장비를 받아 반입한 991제곱미터(㎡·약 300평) 규모의 클린룸 시설은 2021년 3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임성규 나노종기원 나노공정기술부장은 “최초에는 잠재 수요 기업이 40여개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지난해 12월까지 81개 기업이 요청했다”며 “소재, 부품, 장비, 패턴 웨이퍼, 공정 개발 등 총 3444건의 서비스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분야에서 국산화 성과도 냈다. 영창케미칼은 불화아르곤(ArF) 액침 감광 국산화 기술 연구를 통해 75나노미터(nm)에서 콘택 홀을 구현할 수 있는 감광액(PR) 시제품을 개발했다. 반도체 부품의 경우 엘오티베큠이 드라이 펌프 계열의 진공 펌프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 나노종기원에서 실증 평가 단계를 밟고 있다. 최종 수요 기업은 반도체 장비사인 원익IPS다.
나노종기원은 반도체 연구개발(R&D) 역량 확대를 위해 장비를 추가 반입한다. 삼성전자의 유휴 증착 장비를 구매해 클린룸 2층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소부장 기업 관계자들은 테스트베드 서비스 개선도 건의했다. 이들은 중소기업의 자금력에 한계가 있단 점에서 비용 부담 완화와 작업 속도 개선, 최종 수요업체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나노종기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박흥수 나노종기원장은 “작업 효율화 및 최종 수요업체와의 관계 형성을 위해 저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 기업과 협업해야 하는 문제여서 조심스럽지만 3분기 말 정도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