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제빵 공장 신설 검토
뚜레쥬르 호주 진출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과거 만성 적자를 냈던 CJ푸드빌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한때 매각설까지 돌았던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미국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호주 대형마트에 비비고 제품을 입점시킨 가운데 CJ푸드빌도 뚜레쥬르로 호주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그룹 차원에서 한때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찬호 대표가 수장에 오른 후 해외 사업에 집중하며 반등했다.

CJ푸드빌 실적 추이. / 자료=CJ푸드빌, 표=김은실 디자이너
CJ푸드빌 실적 추이. / 자료=CJ푸드빌, 표=김은실 디자이너

김 대표는 CJ푸드빌이 만성 적자를 기록하던 2020년 말 대표직에 올랐다. 김 대표 취임 직전부터 직후까지 3년동안 CJ푸드빌 실적은 2018년 영업손실 450억원, 2019년 40억원, 2020년 490억원 등이다. 만년 적자에 시달렸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핵심 과제로 뚜레쥬르 가격 인상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이로써 CJ푸드빌은 지난해 매출 7598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해외사업에도 집중했다.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7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은 미국법인(CJ푸드빌 USA, 뚜레쥬르 인터내셔널) 2개사가 매출 764억원, 순이익 148억원을 달성하자 미국 현지 사업을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CJ푸드빌은 지난 15일 미국 법인에 66억150만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하고 운영자금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미국 제빵공장 설립을 위해 채무보증 이외에도 유상증자와 사모펀드 등을 통한 투자를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 2월 김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해 미국 중남부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아울러 CJ푸드빌은 지난해 뚜레쥬르의 해외사업 성장세를 반영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시켰다. 또 올해 초 겸직체제로 이어오던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에 이치형 상무를 선임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한 소비자가 호주 울워스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CJ제일제당
한 소비자가 호주 울워스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CJ제일제당

CJ푸드빌이 뚜레쥬르를 내세우며 CJ제일제당과 함께 호주 진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만두와 함께 글로벌 전략제품을 앞세워 오는 2027년까지 호주 식품사업 매출을 연 3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단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문화 확산 열풍은 최근 몇 년 새 호주에서도 거세지고 있다”며 “이재현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K푸드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CJ푸드빌 경영진들이 내달 호주 출장을 앞두고 있단 이야기가 나오면서, CJ푸드빌이 호주에 뚜레쥬르를 개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호주는 전체 인구 중 17%가 아시안에 속하고, 지리적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인접해 있다. 호주 시민들의 소득 수준도 높아 K푸드 신영토 확장의 주요 국가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지리적으로 아시아 국가와 인접해 한국 음식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CJ제일제당이 호주에 입점해 반응을 보면서 CJ푸드빌이 다음 해외 진출 국가로 호주를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CJ푸드빌은 호주 진출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에서 점포수를 늘리고 제빵 공장 오픈을 알아보고 있는 것은 맞지만 부지가 선정됐다거나 가시화된 것은 없다”면서 “호주 역시 특정짓고 검토하기보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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